'스포츠 스타'가 셀럽으로 각광 받는 이유, 명품 브랜드들의 러브콜 '왜'?'

이미선 기자

기사입력 2020-12-14 16:31


스포츠 스타들을 향한 럭셔리 브랜드들의 러브콜이 뜨겁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진화를 거듭하는 가운데, 요즘엔 셀럽으로서 스포츠 스타들이 더욱 각광받고 있다.

이들의 최대 매력 포인트는 '진정성'과 '전문성'이다.

현실의 치열한 경쟁과 냉정한 평가를 견뎌내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소비자들은 한치의 과장도 없는, 삶에 대한 열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포츠 스타들은 자타공인 업계 '넘버 원'이다. 눈속임이나 찰나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절대 있어보이는 척, 잘하는 척, 흉내만 내서는 버틸 수 없는 위치다.

스포츠 스타들의 진지하면서도 열정 넘치는 태도는 이들이 광고하는 브랜드의 이미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지난 10월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 라파엘 나달이 프랑스오픈 경기 내내 시계를 착용한 것이 화제를 모았다.

손목과 스냅이 특히 중요한 테니스 경기에서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손목 시계를 착용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또한 이는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와 로저 페더러 역시 각각 세이코, 롤렉스와 후원 계약을 맺고 있지만 경기 중에는 시계를 착용하지 않은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프랑스오픈에서 나달이 착용한 손목시계는 'RM 27-04' 모델로 가격은 105만달러(한화 약 12억원)에 이른다.


이전부터 나달은 출전하는 대회마다 손목시계를 차고 경기에 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지난 2015년 프랑스오픈에서는 'RM 27-02'를 착용했다. 가격은 85만달러로, 당시 환율로 9억4000만원에 달했다. 2017년 US오픈에 차고 나온 'RM 27-03'은 72만5000달러(약 8억3200만원)로 알려졌다.

최근에 착용한 'RM 27-04'는 스위스의 유명 시계 브랜드 리차드 밀이 나달과 후원 계약 10주년을 맞아 선보인 시계다. 리차드 밀은 나달의 경기력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무게를 30g까지 줄였다.

이미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나달이 착용하는 시계로 유명세를 떨친 리차드 밀은 선수가 격렬한 움직임이 있는 경기를 하는 동안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사용하기에 편한 시계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볼보코리아는 지난 7월 손흥민을 브랜드 홍보대사로 발탁하며 "손흥민 선수의 리더십과 열정이 럭셔리 브랜드를 자랑하는 볼보차 이미지와 잘 부합한다는 평가에 따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볼보코리아
국내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이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들이 탐내는,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 '셀럽'으로 통한다. 특히 손흥민은 그동안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를 비롯해 스위스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 등 유명 브랜드에서 앰배서더로 활동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 분야에서 '톱'을 찍을 만큼 전문가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 선수는 땀을 흘리며 진정으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은 물론, 뛰어난 실력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럭셔리 브랜드들로서는 더욱 매력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볼보가 축구선수 손흥민을 1년간 볼보코리아 홍보대사 및 신형 S90 모델로 선정했다. 볼보코리아는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의 리더십 등이 고품격 브랜드로서 볼보차 이미지와 잘 부합한다는 평가에 따라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캐나다 요가복 전문 브랜드인 룰루레몬 역시 철인 삼종 경기나 하이킹, 주짓수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앰배서더로 채택하며 이른바 '찐' 운동복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자극하고 있다.


◇박준성 그레이시 아카데미 관장. 사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주짓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기존에는 쉽게 찾아볼 수 없던 주짓수 분야 스타가 앰배서더로 채택된 것은 주목해 볼만하다. 주짓수를 배운 지 1년이 넘었다는 직장인 김보미씨(25)는 "예전부터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 헬스장에 다닌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혼자서 운동을 하면 금방 싫증을 느끼게 된다"며 "주짓수는 파트너와 함께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쉴새없이 움직여야 해서 다이어트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복싱 등은 내 기술이 얼마나 늘어가는지 정확히 체감할 방법이 없었는데, 주짓수는 단계별 기술을 익혀가는 과정이 구체적이어서 배우는 재미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흐름과 관련,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 화려한 생활을 연출해 보여주기만 해도 소비자들이 몰렸다"며 "이제는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의 진실된 스토리에 사람들은 지갑을 연다. 그래서 스포츠 스타들이 셀럽으로서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 종목이 더욱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그동안 비주류라 여겨졌던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셀럽으로 업계 파워를 과시하게 되는 게 요즘 트렌드"라고 덧붙였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