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AS센터' 약속 안지키는 다이슨코리아, 빅스마일데이 소비자 '호갱'만드는 가격 논란까지 '소비자 불만고조'

이미선 기자

기사입력 2020-12-03 07:11 | 최종수정 2020-12-04 08:41


다이슨코리아의 소비자 응대방식을 둘러싸고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G마켓 할인 행사에서 공식 홈페이지보다 더 비싸게 제품 가격을 올렸다가 다시 내리는 등 '고무줄 가격정책'으로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이를 알아챈 소비자들의 문의와 항의에도 '상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 불만을 키웠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AS 경험 등을 이유로 다이슨코리아의 서비스 정책 등에 대해 분노를 표출해왔다.

여기에 이번 이슈까지 더해지자 다이슨 제품을 애용해왔다고 밝힌 한 소비자는 "최근 국내에서 미숙한 고객대응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애플에 대해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다이슨코리아도 더 이상 국내 소비자들을 '호갱(호구+고객)'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일침했다.

손병욱 지사장 '직영 AS센터' 갖춘다더니 올해가 끝나가도 무소식

다이슨코리아에 따르면 영국 가전기업 다이슨은 지난 2018년 초 한국 지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을 개척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이슨 코리아는 큰 인기를 끌어왔다. 제품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임에도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그러다 2018년 말 LG전자가 물걸레 키트가 달린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을 내놓은데 이어 삼성전자가 무선청소기 '제트'를 출시하자 다이슨의 독주체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다이슨코리아가 LG전자나 삼성전자 등 국내 브랜드들에 비해 AS센터 접근성 등에서 일부 원인을 찾아볼수 있다. .

실제로 다이슨코리아의 한국 진출 초기부터 몇몇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AS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터져나오고 있다.

먼저 제품에 문제가 생겨 AS 신청을 한 후 기사가 가정으로 방문하는 기간까지 일주일 넘게 걸렸다는 소비자도 있었다. 또한 다이슨코리아가 위탁 운영하는 AS센터에 일부 부품이 준비돼 있지 않아 해외에서 부품을 가져오는 데만 1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차라리 사설업체에 수리를 맡기겠다', '국내에 서비스센터가 잘 갖춰져 있는 타 브랜드 제품을 이용하겠다'는 글이 대거 올라오기도 했다.

이런 여론을 의식했는지, 다이슨코리아는 뒤늦게 AS센터 확대 계획에 대해 대대적으로 알린 바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발표대로 이행하지 않아 소비자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K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다이슨 무선청소기 신제품 및 개인용 공기청정기 출시행사에서 손병욱 다이슨코리아 지사장은 "국내에서 사후서비스 강화를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직영서비스센터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서울 신사동 소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신기술 출시 행사에서 이수연 다이슨코리아 매니저는 "2020년 안에 클리닉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AS센터' 3곳을, 고가 제품과 수리과정이 복잡한 제품을 취급하는 '전문 AS센터'를 7곳을 개소할 예정"이며 "'일반 AS센터'는 기존의 44곳에서 53곳으로 늘리겠다"라고만 설명했다. 직영 AS센터에 대해선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AS센터 증설에 노력을 더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이슨코리아가 AS센터를 직영으로 운영하게 될 경우, 그만큼 상담 속도나 서비스의 질 또한 개선될 것이라며 한껏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다이슨코리아의 '말바꾸기'에 불만을 표출해 오고 있다.

한편 다이슨코리아는 현재 계획했던 10개의 프리미엄·전문 AS센터 중 8개를 오픈한 상태다. 다이슨코리아 측은 "나머지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픈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 AS센터 관련 현황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공식 홈페이지보다 비싸게 올렸다가 거센 비난에 뒤늦게 가격 인하 해프닝…구체적인 개선책 역시 "밝힐 수 없다"

다이슨코리아는 지난달 이베이코리아에서 운영하는 G마켓, 옥션 등에서 진행한 빅스마일데이 행사에, '빅스시크릿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 볼륨 앤 쉐이프' 제품 가격을 공식 홈페이지에서의 판매가(53만9000원) 보다도 6만원이나 높은 60만6000원으로 올려놓았다. 행사 직전에 제품 시초가를 확 올려놓고 마치 엄청 할인을 해주는 것처럼 '착시 효과'를 노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20% 할인권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일클럽 회원이 아니고 일반 회원이라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각종 쿠폰을 적용해도 53만9000원으로 이는 공식 홈페이지 판매가와 같은 가격이다. 엄청난 할인 행사인 듯하나 결과적으로 평소와 같은 가격에 제품을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할인가를 방어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 것도 정도가 있지, 공식 홈페이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놓고 엄청 할인을 해주는 것처럼 소비자를 우롱하는 듯해 불쾌하다'는 등 '이럴 거면 왜 할인 쿠폰을 주고, 할인 행사에는 왜 참여하는 지 모르겠다' 는 문의가 빗발쳤다.


◇'빅스시크릿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 볼륨 앤 쉐이프' 60만6000원에 상품을 올려놓았던 다이스코리아가 논란이 일자 54만9000원으로 가격을 수정했으나, 이 역시 할인가가 이미 적용된 가격으로 알려지며 '꼼수' 논란이 일었다. 사진=커뮤니티 캡처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다이슨코리아는 판매가를 60만6000원에서 54만9000원으로 낮췄다. "가격을 공식 홈페이지와 다르게 책정한 사실을 인지한 즉시 시정했다"는 주장이다.

다이슨코리아 같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가격 책정 과정에서 '뒤늦게 인지'를 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여러곳에서 진정성을 의심할 만한 대목이 보인다. 다이슨코리아의 해명이 '변명'으로 보이는 이유다.

다이슨코리아가 조정했다고 하는 가격(54만9000원)은 소위' G마켓 할인 쿠폰'을 적용한 뒤 받을 수 있는 가격. 그런데 문제는 G마켓 할인 쿠폰과 스마일클럽 20% 할인쿠폰 등을 동시에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G마켓 할인 쿠폰' 대신 할인폭이 더 큰 스마일클럽 20% 쿠폰을 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럴 경우 최종 구입가격은 'G마켓 할인 쿠폰' 적용 전인 60만6000원에서 각종 쿠폰을 적용한 45만4800원이다. 다이슨코리아는 빅스마일데이 초기에 비해 시초가를 낮췄다고 해명했으나, 실상은 이러든 저러든 소비자들은 동일하게 해당 제품을 45만4800원에 구입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선 다이슨코리아 측은 "이러한 일이 더 이상 재발되지 않도록 내부 정비가 완료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안내나 보상책 등에 대해서도 답변을 거부해, 의구심과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번 빅스마일데이 행사 관련 고객응대에 불만을 나타내는 글들이 쉽게 눈에 띈다. "유통되는 과정이 달라서 가격이 차이날 수 있다"는 말만 되돌아왔다는 후기글도 올라왔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다이슨코리아가 소비자 서비스측면에서 계속해서 잡음을 일으킨다면 상대적으로 서비스 접근성이 좋은 LG전자와 삼성전자에 밀려 점점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평소 다이슨 에어랩을 즐겨 사용한다던 이채민씨(25)도 "요즘엔 비슷한 성능에 훨씬 저렴한, 가성비 좋은 제품들이 쏟아져나온다. 소비자들의 불만이나 문제제기에 좀 더 민감히 반응하고 신속하게 개선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다른 브랜드로 옮겨가는 경우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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