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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뜨기 힘든 눈, 알고보니 벗겨진 각막 때문?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11-09 16:25


간절기인 요즘 건조함 때문에 안구건조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특히 이런 날씨에는 안구건조증을 넘어 아침에 눈을 뜰 때 뻑뻑함이나 따가움 같은 통증까지도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건조함 때문에 일시적으로 느끼는 증상이겠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반복되어 눈을 뜨기 힘들다면 안구건조증이 아닌 재발성각막상피미란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반복각막짓무름'이라고도 불리는 재발성각막상피미란은 주로 손톱, 종이, 나뭇가지에 긁혀 벗겨진 각막상피가 제대로 각막기질에 붙지 못하고 계속해서 벗겨지는 질환이다. 각막상피가 각막기질에 잘 부착될 수 있도록 각막상피세포들이 그 사이에 결합체를 형성한다. 이 결합체는 접착제 역할을 하는데, 각막상피세포들이 손상되면 자연히 결합체도 손상이 되어 접착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한, 긁히는 등의 외상 외에도 눈썹 찔림, 각막상피세포 유전이상, 당뇨병 등의 원인으로 각막상피가 벗겨지며 발생할 수 있다.

재발성각막상피미란은 통증, 안통, 눈물흘림, 눈부심, 이물감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각막에 작은 외상이 생길 경우 누구나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단 시 자세한 과거력 문진이 꼭 필요하다. 진단이 늦어지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주 재발하기 때문에 한 번 걸린 환자는 잠자는 것을 두려워하는 정도의 불안감까지 가질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눈을 비비거나 아침에 눈을 뜨는 것과 같은 약한 자극에도 쉽게 벗겨질 수 있어 일상생활에 큰 고통을 준다.

각막상피가 벗겨지면 통증뿐만 아니라 감염에도 취약해져 눈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막의 제일 바깥쪽에 위치한 각막상피는 눈을 보호하는 1차 방어선의 역할을 하는데 각막상피가 벗겨지면 세균, 바이러스 등에 쉽게 노출되어 감염에 취약해진다. 간혹 아침에 증상을 느껴도 낮에는 증상이 가라앉아 병원을 찾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있지만, 작은 외상이라도 눈 건강을 위해서는 자세한 문진 및 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질환이 발견되었을 때 심한 각막염이 동반되지 않았다면 모든 환자에게 1차적으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인공누액, 치료용 콘택트렌즈 착용, 압박안대, 안연고 사용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한다. 치료용 콘택트렌즈의 경우 렌즈 착용 자체가 감염을 유발해 각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점안 항생제를 함께 사용한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다. 수술적 치료에는 표층각막절제술, 주삿바늘로 각막 표면을 찌르는 전부(前部)기질천자술, 엑시머레이저를 이용한 치료레이저각막절제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절제하는 병변 부위가 국소적인 표층각막절제술이나 주사바늘을 이용하는 전부기질천자술은 큰 부담 없이 시행할 수 있다. 여러 치료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재발한다면 치료레이저각막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김국영 전문의는 "보통은 눈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면 건조증과 혼동할 수 있어 인공눈물을 점안해 증상을 완화하는데, 심한 건조증, 쓰라림 같은 통증, 이물감 등이 아침마다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자세한 문진이 질환 진단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안과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사진=김안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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