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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돈 빌린 기업 셋 중 하나는 '좀비기업'…코로나19 탓 올해 더 증가할 듯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0-10-21 14:20


지난해 기업 세 곳 가운데 하나는 이자조차 갚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경영난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이 같은 '한계기업, '좀비기업'이 한층 더 증가할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21일 '2019년 기업경영분석' 통계 결과를 공개했다. 통계에 따르면 조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74만1408개(제조업 15만9328개·비제조업 58만2080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평균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8년 증가율인 4%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의 수출 부진, 화학제품 가격 하락 탓에 전자·영상·통신장비와 화학제품 업종의 매출은 각 8.1%, 5.2% 뒷걸음질쳤다.

수익성도 나빠졌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5.6%→4.2%),과 매출액 대비 세전 순이익률(5.3%→3.7%) 모두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4년 3.96%를 기록한 이후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의 수익성 하락은 더 뚜렷한 양상을 보였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영업이익률이 1년 사이 18.2%에서 5.6%로 급락했고, 이 영향으로 전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7.3%에서 4.4%로 떨어졌다. 이와 비교해 비제조업의 영업이익률 하락 폭은 4.3%에서 4.0%로 줄어든 0.3%p로 크지 않았다.

이자 비용이 없는 곳을 제외한 38만4877개 기업 중 36.6%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00% 미만이었다. 한해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의 비중이 37%나 됐다는 뜻이다. 지난 2018년 35.2%보다 늘었을 뿐만 아니라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했고 글로벌 통상 마찰도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처럼 좋지 못했던 국내 기업들의 성적표가 올해 한층 더 나빠질 것이 자명하다는 점이다. 지난달 한은은 '금융안정상황' 자료에서 올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해보다 한계기업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외부감사 대상 기업(외감기업)만으로 대상을 좁힌다 하더라도 이자보상배율이 100%에 못 미치는 기업 비중은 지난해 14.8%에서 올해 21.4%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외감기업 5곳 가운데 1곳의 수익성이 이자도 내지 못할 수준으로 나빠진다는 의미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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