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적 치료로는 한계가 있었던 저항성 고혈압의 새로운 해결책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제시됐다.
신장 교감신경을 차단하면 혈압이 조절된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기존 연구자들은 연구자들은 혈관 속으로 카테터를 넣고 신장 동맥 외벽으로 지나가는 교감신경을 차단하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전 세계 어느 연구에서도 3상 임상시험을 넘지 못하고 실패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방법의 근본적인 한계를 찾아냈다. 환자의 절반가량은 3㎜ 이하로 작은 동맥을 가져 카테터를 사용할 수 없다. 또한 신경의 약 30%는 동맥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혈관 내부로 들어간 카테터로 외부에 존재하는 신경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4마리 돼지의 양측 신장에 새로운 방법의 신경차단술을 7건을 시행해 효과적으로 신경이 차단되는 것을 확인했다. 돼지와 인간은 신장 크기와 위치가 매우 유사하다. 아직은 동물실험을 통한 기술검증 단계지만 매우 유용한 기술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보였다.
정창욱 교수(비뇨의학과)는 "최초 연구 이후 계속 진행한 동물시험과 장기간 대동물 생존연구에서 치료군과 대조군의 혈압 변화 차이가 매우 극적이었다. 이 정도의 결과를 보고한 연구성과는 현재까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교수(창의IT융합공학과)는 "전통적 내과 질환을 최소침습수술이라는 외과적 방법과 첨단 공학의 도움으로 극복한 것은 엄청난 발상의 전환이다. 다학제 협업 연구의 모범적인 사례"라고 피력했다.
최의근 교수(순환기내과)는 "신장 신경조절을 통해 고혈압 및 부정맥 질환을 조절할 수 있다면 치료 패러다임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향후 동물실험과 임상연구 결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혁신성을 입증 받아 국제 학술지 '비뇨임상연구(Investigative and Clinical Urology) 최근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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