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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JOB스토리 : 공부환경조성 전문가] 국내 10명 가량 활동…일부는 억대 수입 올리기도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02-18 10:48


신학기가 다가오는 즈음, 아이들의 학습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때다.

아이의 학습 집중도를 높여주기 위해 가구 배치부터 벽지 색상과 조명 등 실내 인테리어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이 늘게 되는 것.

이럴 경우 주로 온라인 정보나 주위 사례들을 참고하지만, 뭔가를 선뜻 채택하기란 쉽지가 않다. 이처럼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바로 '공부환경 조성 전문가(이하 공부환경 전문가)'가 해결사다. 일명 '공부환경 컨설턴트'로도 불리는 공부환경 전문가는 과연 어떤 일을 하고, 미래 전망성은 어떤지, 그리고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환경 조성 방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현직 전문가로부터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공부환경 조성의 첫걸음은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학습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정리하기전의 공부방(왼쪽)과 임한규 스터디룸스 공부환경연구소 소장의 조언으로 변화를 준 공부방의 모습.

◇정리하기 전의 공부방(왼쪽)과 바뀐 공부방의 모습. 기존 물품들을 정리한 후 시스템 가구로 단순화했고 회전식 의자를 치우고 일반 고정의자로 교체했다.
국내 10명 가량 일해 이색 직업…"버릴 것은 버려야 공부환경 조성"

"아이의 성적과 집중력을 높여주는 길잡이."

국내 1호 공부환경 전문가인 임한규 스터디룸스 공부환경연구소 소장은 관련 업무에 대해 이처럼 표현했다.

임 소장은 2012년 국내에서 처음 공부환경 전문가를 시작, 9년째 활동 중이다.


공부환경 전문가는 현재 국내에서 약 10여 명이 활동하고 있어 극히 이색적인 직업군 중 하나로 손꼽힌다. 간단히 말하면 아이의 특성과 성향에 맞게 공부방 환경을 조성하는 업무를 하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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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소장은 "자신의 공부방에서 도무지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는 대부분 공부방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학생의 학습 성향이나 집중도를 분석해 가구 배치, 벽지 색상과 조명 선택, 소음 조절 등 환경적인 부분을 체크하고 이를 통해 집중에 방해되는 요인을 제거하는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직업군인의 길을 걸었던 임 소장은 전문적인 공부환경에 관심을 가지면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신학기나 입학 시기, 이사 시즌 때 자녀들의 공부방 인테리어를 업자에게 맡기고 대충 배치하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면서 "보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방법으로 공부방 환경 조성에 도움을 주고 싶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부환경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관련 자격증 강의를 수강하면 더욱 전문성을 기를 수도 있다.

임 소장은 "다양한 브랜드의 가구, 재질의 종류, 조명, 색상 테라피 등 공부방 환경에 들어가는 모든 부분에 대한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만큼 많이 보고, 읽고,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학부모와 아이의 물적 환경뿐만 아니라 심리적 환경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소통력과 심리 공부도 어느 정도 거친다면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임 소장의 스터디룸스는 민간등록자격증 공부환경조성전문가 과정을 연간 두 차례 운영하고 있는데, 3일 동안 24시간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공부환경 조성에 관한 비법을 묻자 임 소장은 몇 가지 팁을 전했다.

우선 공부방에 필요없는 물건들을 과감하게 버리고 치워야 한다. 지금은 쓰지않는 아이의 예전 물건, 어른들의 물품 등은 집중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방에서 빼야 한다는 것.

책상 위 컴퓨터 역시 공간이 좁아지는 데다 컴퓨터 사용의 유혹이 있어 치운다.

의자는 회전식에서 고정식으로 교체해준다. 회전의자는 몸이 흔들거려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명은 책상 위를 전체적으로 고루 비출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며, 책상 위의 유리는 스탠드의 불빛을 반사해 눈을 피로하게 만들어 집중력을 방해하므로 가린다.

벽지는 따뜻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밝은 황색이나 밝은 톤의 블루 및 그린을 쓰는 게 학습집중에 도움이 된다.

다만 이러한 사례들은 아이의 성향과 집안의 구조 등을 고려해 결정되어야 한다.

일부는 억대 수입 올리기도…"아이에 대한 투자 늘어 전망 밝아"

공부환경 전문가의 수입은 천차만별이다. 간혹 억대 수입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

임 소장은 "공부환경 전문가로 활발히 활동했던 시기엔 연간 수입액이 일반 대기업 부장의 2배 이상이었다"면서 "강의나 컨설팅, 책 인쇄나 칼럼 게재 등을 다 합하면 연간 1억원 이상 벌었다"고 귀띔했다.

공부환경 전문가의 직업적 매력은 아이의 긍정적 변화와 성장에 따른 보람을 꼽을 수 있다.

임 소장은 "도무지 성적 향상이 되지 않았던 아이들이 환경의 변화를 통해 집중하게 되면서 성적이 올라가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또한, 사춘기 아이들이 공부방 변화를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보람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직업이라서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 어렵지만,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간다는 측면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 전망성에 대해 임 소장은 "출생률 감소로 아이들의 수가 줄고 있지만, 반대로 아이들의 성장과 미래에 관한 관심은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의 공부를 위한 투자는 늘어나고 있어 공부환경 전문가의 미래 전망은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학부모들에게 "아이의 성적은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따른 것"이라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임 소장은 "아이들의 성적을 위해 학부모들이 수 많은 돈을 학원이나 과외 등에 투자한다. 하지만 공부는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한다는 것을 학부모들이 깨달았으면 한다. 스스로 하는 것이 공부이고 이렇게 공부해야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자세를 갖게 될 수 있다"면서 "이런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전문가가 많이 나타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공부환경 전문가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임 소장은 "공부환경 전문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배울 것도 많고 여러 환경을 접해봐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쉽게 도전할 영역은 아니고, 인테리어와 환경에 대한 지식도 함께 지닌 사람이 도전했으면 좋을 직업"이라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임한규 스터디룸스 공부환경연구소 소장(오른쪽)이 학생의 공부 자세 등에 대해 조언하고 있는 모습.

임한규 스터디룸스 공부환경연구소 소장이 공부환경 조성법 등의 내용으로 학부모들에게 강의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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