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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재능이 중요한 탓인지 유독 스포츠계에는 부모의 실력을 꼭 빼닮은 부전자전 스포츠 스타들이 눈에 띈다.
한국경마에서 활약하는 국산마들은 대부분 '메니피', '한센', '엑톤파크' 등 한국마사회가 도입한 해외 씨수말들의 자마였다. 그렇기에 '부전자전'과 같은 국산 씨수말의 자마가 해외 씨수말의 자마를 제친다는 것은 한국경마산업에 있어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금이순간'과 '경부대로'의 끝나지 않은 경쟁을 주목하라
'지금이순간'은 2012년 '코리안더비'에 우승하며 최강 3세마로 이름을 떨쳤다. 이듬해에도 '마주협회장배' 등 대상경주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경주마로서 최고의 영광을 맛본 후 이른 나이인 4세 경주마 은퇴 후 씨수말로 전환했다. 2014년 씨수말 전환 후 2015년~2016년 태어난 자마들이 현재 경주마로 활약을 시작하고 있다.
'지금이순간'이 서울에서 활약했다면 같은 시기 부산 대표마는 '경부대로'였다. 둘은 같은 나이로 2012년에서 2013년까지 총 7번의 대상경주에서 붙었다. 이 중 '지금이순간'이 5번의 우위를 가져갔다.
그러나 '지금이순간'이 이른 나이 전성기 구가 후 씨수말로 전환한 것과 달리 '경부대로'는 5세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4년 '대통령배'에 이어 '그랑프리'까지 우승하며 쟁쟁한 외산마를 제치고 최강마 왕좌에 올랐다. '경부대로'는 2016년부터 씨수말로 전향해 작년부터 자마들이 경주마로 활약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데뷔한 '라온여걸'이 5번 출전해 2번 우승, 1번 준우승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국산 씨수말의 가능성 입증에 따른 한국 경마 선순환 체계 기대
'지금이순간', '경부대로'와 같은 국산 경주 퇴역마들이 성공적으로 씨수말로 전환되고, 씨수말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그만큼 한국 경마산업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값비싼 해외 씨수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국산마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국산마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6월에는 또 하나의 전설적인 경주마 '파워블레이드'가 은퇴 후 씨수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파워블레이드'는 2세마 최고 경주 '브리더스컵' 우승, 3세 때는 '트리플크라운 시리즈' 지정 3개 경주를 모두 우승하며 한국경마 최초의 서울·부경 통합 삼관마가 됐다. 4세 때 '그랑프리'까지 우승하며 전설적인 경주마의 반열에 오른 바 있다. '파워블레이드' 역시 '부전자전' 자마들을 통해 국산 씨수말 경쟁에 뛰어들 것이다. 역대급 국산 경주마로 평가받는 '트리플나인'도 언제 씨수말로 데뷔할지도 관심거리다. 곧 시작되는 교배시즌을 앞두고 과연 '메니피'와 '한센'의 아성에 도전할 최강 국산 씨수말은 누가 될 것인지 경마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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