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배에서 '꾸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복통, 설사 등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장염인가 싶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경우에는 과민성 장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평소 스트레스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증상을 관리해야 한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민성 장 증후군은 장의 운동 이상, 스트레스, 자극적인 식사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40~60대 성인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전 연령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과민대장증후군(질병코드 K58)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46만여 명에서 163만여 명으로 20대 이상 연령층부터 고른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박재우 교수는 "어릴 때는 부모님이 고른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큰 스트레스도 없지만, 본격적으로 학업을 시작하는 10대부터는 스트레스도 받게 되고 점차 식사도 서구화되는 것이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민성 장 증후군, 한약 치료 통해 장내 유익균 증가 시켜 증상 개선
이에 최근에는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 통사요방(痛瀉要方)과 같은 한약 처방, 침 치료, 뜸 치료와 같은 다양한 한방치료법들에 대한 임상 연구가 다수 진행되면서, 과민성장증후군 증상 개선을 위한 한의학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박재우 교수는 "5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 53명을 대상으로 곽향정기산과 유산균 제제를 8주간 병행치료 시 위약 치료에 비해 장 증상의 유의한 호전 및 장내 유익균의 뚜렷한 증가 효과를 보였다. 이는 eCAM이라는 SCIE급 국제저널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줄이고 배 따뜻하게 만들어 예방
과민성 장 증후군은 장에 특별한 질환이 있는 상태는 아니므로, 평소에 생활 습관을 개선해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장이 차가우면 증상이 나타나기 쉬워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겨울에도 아이스 커피보다는 따뜻한 커피를 선택하고, 찬 물을 바로 마시지 말고 미지근한 물을 마시면 좋다. 또한, 마(산약)는 오랜 소화기증상으로 저하된 기능을 회복시켜주며, 설사 증상을 개선시켜주어 설사형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다시마(곤포)는 섬유소가 많고, 변비 개선에 도움을 주며, 부종을 제거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어 가스참, 변비가 있는 과민성 장증후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소화기·보양클리닉은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를 위한 집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주된 증상을 감별하여 치료 기간을 선정한다. 보통 변비형이 치료 기간이 긴 편이며, 체질과 유발요인(스트레스 등)을 감별하여 2주 단위로 증상을 평가하면서 맞춤 한약 치료를 진행한다. 가벼운 경우 4주 이내, 만성화된 경우는 2~3개월 가량 집중 치료를 통해 과민성 장 증후군 증상을 완화하고 장의 기운을 증진한다. 복통이나 가스참, 복냉(배가참)을 동반하는 경우, 침과 뜸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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