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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JOB스토리 : 퇴직 대행] 건당 10만~40만원…"대안적 복지서비스"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9-10-15 09:19


최근 역할 대행 서비스가 생활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집안 청소·수리 뿐만 아니라 줄서기, 쇼핑, 결혼식 참석, 전화 수신, 채무 독촉 등 대행의 서비스 영역이 점차 진화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회사 퇴직 대행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에서 처음 시작된 퇴직 대행은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서비스를 실시해 퇴직 희망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퇴직 대행 서비스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업체로부터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최근 퇴직 대행 서비스가 일본에 이어 국내에서도 영업을 시작해 직장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미래 성장성이 높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퇴직 대행 약 5~6곳 영업중…20~30대·여성 의뢰비율 높아

직장인들 사이에 '사직서를 품고 산다'는 말이 있다. 실제 직장인 10명 중 8명 이상은 퇴사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구인구직 매칭기업인 사람인이 올해 초 20대 이상 직장인 826명을 대상으로 퇴사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6%는 '사표를 내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표 충동을 느끼는 빈도에 대한 설문에서는 '한 달에 두 세 번'(29.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하루에도 수시로 느낀다'는 응답(22.7%)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일 년에 한 두 번'(17.3%), '2~3일에 한 번'(12.6%), '일주일에 한 번'(11.9%) 등도 있었다. 특히 사표 충동을 경험한 직장인 중 39.7%는 실제 퇴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사직서를 내려고 하면 미묘한 감정과 복잡한 처리 과정 때문에 망설여지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퇴직 절차를 대신해주는 서비스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선보여 화제다.

일반적으로 퇴직 대행 서비스는 상담, 사직서 수령, 사직서 대리 제출 등의 순으로 이뤄지며 상황에 따라 사무실 짐 수거, 퇴직금 및 체불임금 정산 등도 하게 된다.

포털에서 '퇴직 대행 서비스'를 검색하면 역할 대행 업체 등 대략 5~6곳 정도가 영업 중이다.

업체들에 따르면 퇴직 대행을 주로 의뢰하는 연령층은 20~30대이고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좀 더 높다.

이에대해 업체들은 "사표를 제출해도 회사가 즉시 수리하지 않거나 퇴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정 마찰 등을 피하고 싶은 젊은 층이 주로 서비스를 문의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젊은 직장인의 경우 상사나 선배와의 갈등으로 인해 퇴사를 결심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 직접 사직서를 제출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복지 서비스 일환…유연한 퇴직 문화 조성 목적"

그렇다면 서비스 업체가 생각하는 퇴직 대행의 의미는 무엇일까.

지난해부터 국내 첫 전문 퇴직 대행서비스를 하고 있는 '사직서'의 김성현 대표는 "근로자를 위한 대안적 복지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퇴직시 고용노동부나 변호사를 찾는 경우는 개인과 기업간의 분쟁이 생겼을 때인데, 그 전에 대안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이 퇴직 대행 서비스이며, 이는 하나의 복지분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퇴직 대행을 특화한 업체 '사직서'는 ▲상담신청 ▲퇴사플래너의 설명 및 안내 ▲인사담당자에 사직의사 대리 전달 등의 순으로 서비스를 한다.

사무실 개인 짐 수거는 부가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반적으로 사직서를 작성하기 전날에 개인 비품 및 파일 정리를 안내하고, 의뢰인이 추가 요청시에는 짐 수거 대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퇴직 대행업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모든 서비스는 불편함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직접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을 때 겪었던 그 어려웠던 감정들을 알고 있고 그래서 유연한 퇴직문화를 만들어보고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퇴직의 정확한 이해도가 부족한 신입사원 또는 기타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위해 보다 체계적으로 비대면 퇴직 서비스를 지원해 새로운 직장생활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서비스의 최종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서비스료 10만~40만원…방문자 수 증가세

퇴직 대행 서비스 비용은 일반적으로 건당 10만~40만원 수준이다.

근무 형태 및 업무의 난이도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른데, 퇴직 의사를 전화로 전달하거나 단순히 사표를 제출하는 업무는 10만~15만원이고 인사팀과의 별도 미팅이 필요한 경우엔 4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혹 일부 업체의 경우엔 인사담당 부서에 더 빠른 퇴사업무를 종용하기 위해 부모 역할을 대신할 대역까지 투입하는 서비스가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실제 퇴직 대행 서비스를 경험했던 의뢰인들의 만족도는 어떨까. 이들은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최근 퇴직 대행업체의 도움을 받았던 A씨는 "평소 직장상사의 폭언 등으로 힘들었는데, 상사의 얼굴을 직접 안보고 퇴직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서 만족했다"고 전했다.

또한 B씨는 "이직을 해야 하는데 시간을 맞추긴 어렵고 회사에서는 자기들 입장만 생각해 난감했는데 마침 업체를 이용하고 이직에만 신경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퇴직 대행의 전망에 대해 퇴직 서비스 업체들은 한결같이 "밝다"고 입을 모은다.

김 대표는 "다소 생소한 서비스이지만 홈페이지와 SNS 방문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들 모두 잠재고객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단기간에 수 십개 대행업체가 성업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젊은 층은 회사측과 얼굴을 마주한 채 퇴직의사를 밝히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국내에도 조만간 대행 서비스를 찾는 직장인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채용업계 관계자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2030세대는 기성세대와 대면 접촉을 통한 정서 소통을 불편해 한다는 점과 퇴직 상황시 억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퇴직 대행 서비스가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선 퇴직 대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한 기업체 인사담당자는 "퇴직 이후에도 동종 업계에서 일할 수 있는데, 자칫 무책임한 행동으로 소문이 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퇴직 자체도 사회생활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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