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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수입량 6년 만에 하락…경기불황에 커피도 줄이나? 양극화 우려도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8-12-11 08:31


거침없이 성장 중이던 커피 산업이 포화 한계치에 다가갔다고 의심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커피 수입량이 6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 이는 소비량이 줄고 있다는 징후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즐겨 마시는 '기호식품'마저 줄이며 커피 시장이 마침내 천장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 속에서 동서식품·스타벅스 등 커피시장을 주도하는 1등 기업들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불황 속에서는 1등 기업이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1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커피 수입량은 12만1019.1t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2122.5t보다 1103.4t 줄어든 규모다.

이 통계에서 커피 수입량이 줄어든 것은 2012년 이래 6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 커피 수입량(1∼10월)은 2012년 8만2446t을 기록한 후 2013년 8만6991.9t, 2014년 10만4308.6t, 2015년 10만6000.3t, 2016년 11만5837.4t 등 꾸준히 늘어왔다.

이 같은 추세는 연간으로 따져도 마찬가지였다. 매년 1∼12월 커피 수입량은 2012년 9만9751.4t을 필두로 매년 늘어나 지난해에는 14만6445.9t에 달했다. 올해 1∼10월 12만1000여t과 비교하면 2만5000여t이 차이가 난다.

커피 수입은 연중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기 때문에 특별한 이슈가 없는 이상 전년보다 수입량이 줄어든 채로 올해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커피 수입량이 줄어든 것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일상적인 소비 중 비교적 고가로 인식되는 커피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커피 수입량이 이처럼 꼭짓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커피 시장에서 1등 기업들은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커피업계는 크게 커피믹스, RTD(캔·컵·페트·병 커피), 커피전문점으로 세분화 된다. 이 가운데 RTD 커피 시장은 음료와 유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이른바 춘추전국 양상을 보이는 시장이다.


그러나 커피믹스와 커피전문점 시장은 동서식품과 스타벅스가 절대강자로 존재한다. '맥심'과 '카누' 브랜드로 잘 알려진 동서식품은 지난해 2010년대 들어 믹스커피 시장점유율을 최대치(85.9%)로 끌어올렸다. 올해 예상 매출은 1960억원으로, 2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전체 커피 수입량의 절반 가까이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동서식품 관계자는 "올해 들어 특별히 원두 수입량이 줄거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분야 1위 스타벅스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닌 문화를 판다는 콘셉트로 고급화를 추구해온 브랜드로 지난 1999년 7월 서울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냈다. 이후 2014년 740개, 2015년 869개, 2016년 1000개, 지난해 1140개를 거쳐 지난달 말 현재 1240개 등으로 빠르게 매장 수를 늘려나갔다.

매출액 역시 지난 2016년 커피전문점 최초 매출 1조를 달성 후 3년 연속으로 1조원이라는 커피전문점업계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시장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해도 스타벅스 매장 수는 1250개까지는 쉽사리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커피 수입량은 정점을 찍었음에도 커피 1등 기업들의 성장세가 여전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포화 상태인 시장에서 영세한 소상공인이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쟁력이 높은 대형업체들로 고객이 몰리고 작은 개인 카페들은 밀려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경기가 침체되며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커피 소비를 우선 줄일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가 회복되기 전에는 커피 소비가 이전처럼 급속도로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이 경기가 호황일 때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지만 불황일 때는 안정을 우선시하면서 신제품보다 기존의 익숙함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는 '불황의 심리'가 커피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보면 동서식품이나 스타벅스처럼 경쟁력 있는 업체만 더욱 경쟁력을 발휘하게 되고 나머지 중소브랜드들은 더욱 뒤처져 양극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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