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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닥터]미스터 션샤인, 미스 가배 그리고 건강과 섹스(하)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11-28 09:52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매력적인 미망인 쿠도 히나(김민정 분)가 주인으로 있었던 글로리 빈관(賓館)의 모델이 바로 손탁호텔이다. 서구식 숙박시설인 손탁호텔은 독일인 앙투아네트 손탁이 세웠는데, 그녀는 러시아 공사 베베르의 처형으로 1885년 조선에 들어왔다.

쿠도 히나처럼 영어와 한국어 등 여러 언어에 능통했고, 명성황후의 신뢰를 얻어 황실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일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관파천 이후 고종황제가 그녀에게 방 5개짜리 양옥을 하사했는데, 이를 서구풍으로 개조해 투숙객을 받은 것이 호텔의 시작이다.

1902년 기존의 양옥을 헐고 2층 건물을 지어 정식으로 손탁호텔이라 불렀는데, 1층은 식당과 커피숍, 일반객실로, 2층은 귀빈실로 구성됐다. 러일전쟁 후 러시아가 일본에게 패배하자 손탁은 1909년 독일로 돌아갔다. 문을 닫은 손탁호텔은 이화학당에 팔려 기숙사로 사용되다가 1922년 철거 후 프라이홀로 신축됐다. 이 건물은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파괴됐다가 복원됐지만 이후 화재로 다시 소실된다.

역사적인 손탁호텔이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은 아니다. 손탁호텔 이전에 서울호텔(정동, 1897년 개업), 팔레호텔(대안문 근처, 1901년 개업) 등이 있었고, 근대 최초의 서양식 호텔은 1888년 제물포에 개관한 대불호텔이다. 하지만 손탁호텔의 1층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 커피숍이 있어서 서울에 체류하던 외국인들과 서울의 멋쟁이들이 찾았다고 한다.

당시 손탁호텔 커피숍에서 팔았던 가배 한 잔은 15전이었는데 설렁탕 한 그릇이 10전이었으니, 평민들은 쉽게 사 마실 수 없었고 양반과 부자들만이 누렸던 사치품인 셈이다. 요즘은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지만, 웬만한 전문점의 커피는 한 끼 식사 값보다 비싸니 그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커피에 많이 들어있는 카페인은 커피콩, 찻잎, 코코아 콩, 콜라 열매 등에 함유된 자연적 염기성 물질이다.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에는 100~150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는데, 하루에 400mg 정도의 카페인 섭취는 큰 문제가 없다. 따라서 커피는 하루 2~3잔 정도가 적당하다.

커피를 마신 후 1시간 전후에 카페인의 혈중농도가 최대가 되며 이후 간에서 대사가 되고 반감기는 3~7시간으로 남성보다 여성에서 20~30% 더 짧다. 야간빈뇨나 수면장애 등 밤시간 요로기관에 카페인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해서는 저녁 6시 이후에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대뇌피질에 작용해 사고력을 높이고 의식을 맑게 해 지각 능력을 높인다. 또, 혈압을 떨어뜨리며, 대사를 항진시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고, 위액의 분비를 증가시켜 소화기능을 활발하게 한다. 음주 후 마시면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촉진시키고, 운동 시 지구력을 높여준다.


반면, 중추신경을 자극해 숙면을 방해하고, 피로를 더 가중시키거나, 위궤양이나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해 복통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또,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심혈관질환이나 부정맥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불안감이나 흥분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커피에 풍부하게 포함돼 있는 폴리페놀은 항산화효과가 있어 세포산화 억제, 노화 예방, 기억력 증진과 위암, 직장암, 간암, 피부암, 전립선암 등의 암세포 발생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건강하게 커피를 마시는 방법은 신선한 원두를 갈아서 마시는 것으로, 원두를 볶은 후 3~4일 사이에 항산화효과를 가진 폴리페놀이 최상의 상태가 된다. 하지만 커피는 기호식품일 뿐이니 건강과 관련지어 너무 많이 바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람마다 카페인 분해 능력의 차이가 있으므로 스스로 경험을 통해 적당한 시간에 적당량을 조절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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