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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김모씨는 어느 날 아침 일어난 후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도 등과 양측 옆구리가 아파왔다. 김씨는 잠을 잘 못자 담이 들렸다고 생각해서 집에 있는 진통제를 복용했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나도 통증이 지속되자 병원을 찾아갔고, 영상검사를 통해 '골다공증성 척추골절'로 진단됐다. 김씨는 이전에 골다공증에 대한 검사나 치료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르게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2017년 14%로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26년에는 21%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노령인구의 급증으로 인해 골다공증 환자도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골다공증에 대한 진단율이 낮고, 진단 받아도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
대다수의 골다공증 환자는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질환의 특성 때문에 뚜렷한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골다공증이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위험한 질병인 이유는 척추나 고관절 등에 골절이 발생할 경우 독립생활이 힘들고, 호흡기나 요로계 합병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매우 낮아지며, 환자의 의존성으로 인해 가족구성원들이 많은 부담을 갖게 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소년기에서부터 체중부하 운동이나 유산소 운동을 실시해 최대 골량을 끌어 올리는 한편, 적절한 식습관을 통한 균형적인 영양섭취와 금연, 과음을 피해야 한다.
노인의 경우 근력과 몸의 균형 감각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운동뿐만 아니라 칼슘과 비타민 D 보충 등이 필요하다. 또,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 복용을 삼가고 발에 걸릴 수 있는 가구나 전기 코드를 정리하고 실내의 조명을 밝게 해 주는 등 낙상을 예방하는 조치가 필수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65세 이상 여성과 70세 이상의 남성 그리고 이 연령대 이전에라도 고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은 골밀도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폐경 전 여성이 6개월 이상의 무월경을 보이거나 난소적출술을 시행한 경우, 골다공증 골절의 과거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체중이나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경우, 스테로이드를 오래 복용한 경우에는 조기에 골밀도 검사를 하고 필요하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골밀도 검사는 일반적으로 요추와 대퇴골에서 측정하며, 정상과 비교한 T값이 -2.5 이하인 경우 골다공증, -2.5에서 -1.0 사이의 값을 가지는 경우 골감소증으로 진단한다.
골밀도 검사는 상대평가로, 평균범위의 수치에 검사자의 수치를 대비해 측정한 밀도를 계산한다. T값은 본인의 측정값 - 20~30대 평균값 / 표준편차로 정상수치는 -1.0 이상이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골흡수 억제제'와 '골형성 촉진제'로 구성된다. 골흡수 억제제로는 비스포스포네이트, 데노수맙, 여성호르몬,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 등이 있다. 골형성 촉진제로는 부갑상선 호르몬이 있다.
골흡수 억제제를 투여하면 골량이 다소 증가하거나 유지되며 골절 위험도를 낮춰준다. 하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를 장기간 투여할 경우 턱뼈 괴사나 대퇴골 비전형적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5년간 비스포스포네이트를 투여한 경우에는 계속 투여 여부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골형성 촉진제는 골량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고가에 매일 또는 매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약물 치료를 하는 동안에도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칼슘, 비타민 D를 섭취하며 흡연과 지나친 음주는 피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고영도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