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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1인당 가계 빚 2892만원 추정…연말엔 3000만원 넘을 듯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18-09-17 07:54


올해 2분기 국민 1인당 가계 부채가 2892만원에 달하고, 연말에는 3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출금리마저 오름세를 보여, 가계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16일 한국은행 가계신용, 통계청 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은 1493조1555억원, 올해 중위 추계 상 인구는 5163만5000명이다. 산술적으로 2분기 말 국민 1인당 빚은 2892만원에 달한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저축은행·대부업체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지표다. 가계 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로 활용된다.

2004년 3분기 1004만원으로 처음으로 1000만원대를 찍은 국민 1인당 가계 부채는 9년 뒤인 2013년 4분기(2021만원)에서야 2000만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정부가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한 2015∼2016년 부채 규모가 껑충 뛰었다. 2015년 1분기 2153만원이던 1인당 가계 부채는 2년 뒤인 2017년 1분기 2642만원으로 불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2013∼2014년 4∼5%대에서 확대해 2015년 4분기∼2017년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불어나는 가계 부채를 잡기 위해 정부가 각종 대출 규제 정책을 펴내면서 1인당 가계 부채 증가 속도도 둔화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7.6%, 2분기엔 7.2%로 2015년 이전의 증가율 수준까지 낮아지진 못했다. 이같은 증가세를 이어가면 올해 4분기에는 1인당 가계 부채가 30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가구당 가계 부채는 2분기 말 기준 7560만원으로, 1년 전보다 6.3% 늘었다. 가구당 빚도 2015년 4분기∼2017년 2분기 9∼10%대 증가율을 보이며 급격히 불어났다.

가계대출 금리도 상승추세로 대출자들의 빚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은이 발표하는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7월에 연 3.55%로, 2015년 7월(3.58%) 이래 가장 높다.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7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2%로 역시 거의 3년 만에 가장 높다. 집단대출 금리는 3.7%로 2014년 10월(3.71%) 이래 최고다. 작년 9월 3.06%에서 0.64%포인트 뛰었다. 가계대출을 기준으로 보면 금리가 3년 전과 비슷하지만 가계 이자 부담은 그때보다 훨씬 크다. 가계빚 잔액이 그사이 32% 불어났기 때문이다.

가계신용은 올해 2분기 약 1493조원으로 2015년 2분기(1132조원)에 비해 약 361조6000억원 증가했다. 실제 통계청 가계수지를 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는 2분기에 이자 비용이 작년 동기대비 2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처분가능소득은 1.4% 증가하는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이자 부담은 더 크게 느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앞으로도 이자 부담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여 금융당국의 고민이 커졌다.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7월 연 3.73%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2월(3.61%)보다 0.1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으로 가계 부채 증가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금리를 올렸다간 자칫 한계가구가 위기에 빠질 우려가 있고, 지난달 실업자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로 늘어나는 등 고용 사정도 어려워 한국은행이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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