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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계속되는 무단 위치정보 수집으로 '논란'…제재 가해질까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8-08-23 08:00


구글이 서비스 이용자 위치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최근 1년간 비슷한 문제만 세 번째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무단 수집했고, 지난 5월에는 호주에서 스마트폰 사용자 수백만명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사생활 침해 논란을 겪었다.

문제가 될 때면 구글은 개인정보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모습은 다르게 비쳐진다. 개인 위치정보는 사생활과 밀접한 중요 개인정보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위치정보법에 따라 이용자 동의 없이 위치정보를 수집할 경우 징역이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국내 기업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는 항목이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등 감독 당국이 해외기업인 구글에 어떤 제재를 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구글은 모바일 기기에서 자사 서비스 이용자들의 동의 없이 위치정보를 확보했다. AP통신은 지난 14일(현지시각) 구글이 위치기록(Location History) 기능을 꺼도 해당 정보를 구글이 저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단 개인 위치정보 저장은 사생활 침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IT 전문매체인 씨넷도 구글의 위치정보 자동 저장을 지적했다. 8700만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페이스북 사례를 예로 들며 이번 사태가 최근 불거진 개인 정보 유출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이라고 전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기와 아이폰에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 이용시 이용자가 위치정보를 사용할 경우 정보 수집 동의를 구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일례로 구글 지도 사용자가 위치정보 수집에 동의를 할 경우 이동경로 등 각종 데이터가 분단위로 위치기록이 저장된다. 구글은 과거 분단위로 위치정보가 기록되는 것이 사생활 침해라는 논란이 일자 사용자 이동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위치기록 설정 해제 기능을 추가했다. 위치기록 설정을 해제하면 사용자의 이동정보를 기록하지 않게 된다는 내용을 자사 도움말 페이지에 명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프린스턴대 보안연구원 연구 결과, 위치 정보가 사용자 의사에 반해 지속해서 수집되고 있었다. 위치 추적 기능이 꺼져 있어도 구글은 사용자 위치를 '스냅샷'으로 저장한다. 일부 구글 앱이 자동으로 위치 자료를 획득·저장하는 식이다. 구글 지도 앱을 열어 단순히 지도만 봐도, 웹 브라우저를 통해 검색하거나 날씨·시간 정보를 갱신할 때도 사용자 위치를 추적한다. 통신사 심(SIM) 카드를 제거해도 기지국과 와이파이로 위치를 파악한다. 이용자가 구글의 위치기록 수집을 막기 위해선 자신의 구글 계정에 들어가 내 활동, 활동 제어, 웹 및 앱 활동 비활성을 택하는 등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구글이 밝힌 위치기록 설정 조작은 무용지물인 셈이다.

AP통신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사용하는 20억명, 구글맵스나 검색에 의존하는 수천만 아이폰 이용자가 사생활 문제의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구글은 무단 개인 위치정보 수집 논란이 일자 자사 도움말 홈페이지에 "일부 위치 데이터는 검색·지도 등 다른 구글 서비스에 이뤄진 활동의 일부로 저장될 수 있다"고 문구를 변경했다. 구글이 위치 기록 설정을 끄더라도 정보를 수집한다는 걸 인정한 셈이다.

구글의 무단 개인 위치 정보 수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구글은 전 세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위치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 사용자 동의 여부없이 개인 위치 정보를 구글 서버로 자동 전송했다. 당시에도 안드로이드폰 설정에서 위치 서비스를 끈 상태에서도 정보는 수집됐다. 지난 5월에는 호주에서 스마트폰 사용자 수백만명의 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당시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와 프라이버시위원회가 사실 여부를 두고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선 구글이 무단으로 개인 위치정보 수집에 나서는 것이 수익확보 차원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위치정보는 지역 관련 서비스 광고업체 대상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주요 돈벌이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타깃 광고업체 입장에선 취합된 개인 위치정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효율성을 담보 받을 수 있고, 구글은 자료가 많을수록 수익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치정보는 사람들이 하루 동안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확인 할 수 있어 빅테이터 시대를 맞아 소비패턴 등 파악하는 요소로 활용되는 등 매우 중요한 정보로 떠오르고 있다"며 "무단으로 활용된 개인정보가 돈벌이 수단에 이용된다면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법적 분쟁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위치정보 무단 수집 의혹에 대해 실태 점검에 나설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 위치정보법에 따라 이용자 동의 없이 정보를 수집할 경우 징역이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해외기업 역차별 문제 해소차원에서 구글의 개인정보 무단 수집이 확인되면 조사중인 지난해 안드로이드폰 무단 개인정보 수집 건까지 포함해 제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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