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전체 가계대출의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은 두 달 연속 급증해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5월 말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모두 100조8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1조1685억원 늘어난 개인신용대출은 5월에는 1조990억원 증가하며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개인신용대출이 두 달 연속 1조원대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10∼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반면 최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전체 가계대출은 주춤한 양상이다. 5월에 3조658억원 늘어난 가계대출은 증가액이 연말·연초에 견줘 높은 수준이지만 4월에 3조6330억원에서 5672억원 줄며 둔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부진해지며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올들어 확대되며 3월에 2조2258억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4월 1조5590억원, 5월 1조2869억원으로 축소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서울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1년 전에 견줘 16.8% 줄었다. 전년 동기비로 1∼3월에 76.4% 증가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매매시장과 달리 분양시장은 활황을 보인 영향에 개인집단대출은 4월 1조573억원, 5월에 1조947억원으로 두 달 연속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전국에서 14만8000가구가 일반 분양됐고 올해 1분기엔 역대 최대 수준인 15만4000가구가 분양됐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증가액이 4월 2조2108억원, 5월 1조9626억원, 6월 1조4506억원으로 역시 둔화하는 분위기다.
한편 가계대출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꺾인 가운데 개인신용대출 증가세가 유지되는 것은 우선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통상 연초에는 연말정산 환급액, 성과급으로 자금 사정이 여유로운 4월부터 이사철이 시작되며 자금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란 분석이 대세다. 새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빌리기 어렵게 되자 신용대출로 이를 충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