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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경마>경마전설 이규승의 마장산책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8-03-22 10:44


경마전설 이규승의 마장산책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먹는다."

지자체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이 속담이 떠오른다. 재주는 말이 부리고 생색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내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4년전 지자체 선거 때의 일이다. 축산민들이 현직 도지사를 칭찬하는 얘기를 들었다.

"지난번 도지사 바뀌고 나서 수의사 치료비 영수증 갖다 주면 50% 주잖아. 그거 도지사가 해준 거랴."

"그려? 그럼 이번에두 또 찍어줘야 것구먼."

치료비 지원은 마사회가 열심히 벌어서 낸 축산발전기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축산 농가들은 전혀 모른채 도지사의 '은덕'으로 알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정도는 그래도 약과다.

축산발전기금의 수혜자인 대형 축산농가 운영자가 경마장외발매소 설치 반대 투쟁 대표로 나선 경우도 있었다.

마사회는 왜 이런 꼴을 당하고 있는가. 실컷 도와주고 뺨맞는 격과 흡사하니 혀를 차고도 모자랄 일이다.

사실 마사회가 매년 내놓는 축산발전기금은 어마어마한 액수이다. 지난해 번 돈으로 올해 납부할 돈이 무려 1500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이 돈 모두 축산업에 지원된다. 광우병, 조류독감 등의 방역비에서부터 폐사처리 된 피해 가축의 보상금, 치료비 지원 등 축산업 대부분의 분야에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재원이 모두 경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 리가 만무하다. 그 돈에 '경마표 지원금'이라는 꼬리표가 붙지 않았기 때문이다.

돈에 꼬리표를 붙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어서 신문방송 광고를 통해 이에 대한 홍보를 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필자의 동네에는 건강검진 안내문이 배달될 때 다른 동네보다 한 통이 더 온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오는 것 외에 인근 발전소에서도 보내오는 것이다. 발전소 지원으로 검진 몇 가지를 더 받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 안내문의 내용은 검진 몇 가지를 더 받는데 필요한 신청 방법 등 가이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받아보는 사람들은 필요한 정보이기에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게 발전소의 지원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발전소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데, 그 공문을 학교에만 보내는 게 아니라 면사무소에도 신청안내 공문을 보낸다. 면사무소에서는 이를 각 마을로 보내고 이장들은 그 공문을 마을 밴드에 올려 누구나 볼 수 있게 한다.

발전소의 안내문이나 공문에는 '우리가 이런 일을 한다'는 얘기는 단 한마디도 없다. 그렇지만 모든 주민들은 발전소 덕이라는 사실을 다들 안다. 이게 바로 '전기표 지원금'인 셈이다.

마사회가 사회 각 분야에 지원하는 재원은 발전소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을 것이다.

마사회는 그동안 널리 홍보하는데 주력해오기는 했다. 멋진 광고 디자인과 포스터도 제작해 만들어 붙이고 마사회가 지원한 'Life & Love with KRA'라고 써 붙인 차량들이 전국의 여러곳을 누비고 있다. 그것은 전시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지금까지의 결과로 볼 때 국민들 곁으로 다가서는 데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마사회도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서, 국민들 속으로 파고들어서 국민들의 친구로, 국민들의 도우미로 항상 국민들의 곁에 있음을 국민들의 마음속에 심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전 스포츠조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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