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회사에서 직원에게 자회사 제품 구매를 강요 압박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청원글에 대한 동의가 12일 오후 2시 현재 1200건을 넘어서면서 '강요'의 주체로 지목된 청호나이스의 조직문화가 도마에 올랐다.
에어컨 강매·1월1일 산행 논란…청호나이스 입장은?
이번에 이슈가 된 청와대 청원 글에는 "신사업으로 에어컨을 한다고 직원들에게 1인1대 강요 압박으로 지금 신청중입니다", "1월 1일에 직원 불러 산에 가는 가정 파괴의 대표기업입니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청호나이스의 에어컨 사업 진출은 지난 2016년 향후 렌탈·케어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논란이 된 에어컨은 중국 메이디사와의 합자사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현재 출시 일정이나 렌탈·판매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미정인 상태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에어컨 판매 강제 할당은 아니며 직원들에게 원가의 40% 할인된 특판가격으로 판매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이슈인 1월 1일 산행에 대해서도 "공식행사이지만 강요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인원을 카운트하는 것은 산행 후 식당 예약을 위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정휘동 회장 생일 여직원 공연·거북이 상납 논란…진실은?
뿐만 아니라 청원에 대한 동의 댓글에는 오너인 정휘동 회장과 관련된 내용이 적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 '회장 생일에 여직원들이 1박2일 준비한 댄스 공연을 한다'거나, '회장의 생일 때마다 거북이를 사다 바쳐야 한다'·'회장이 거북이 마니아라 부서별로 거북이 장식품 몇 개씩을 상납하라고 한다' 등 충격적인 내용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청호나이스의 이러한 조직문화는 업계에서는 이미 소문이 파다했던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이직률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귀띔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휘동 회장의 오너십이 20년 넘게 계속되면서, 특히 임원들이나 지사장들의 충성 경쟁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임원진의 과도한 충성 경쟁에 애꿎은 직원들이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정휘동 회장은 지난 2011년 8월 치매인 모친을 청호나이스 고문으로 등재한 뒤 5억8000여만원을 급여로 지급해,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돼 논란이 된 바 있다. 1심과 2심에서는 모두 패소했지만, 2013년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고 그 해 10월 무죄가 확정된 바 있다. 특히 이 사건은 지난 2015년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인사청문회에서, 상고심 변호를 맡았던 황 전 총리의 '선임계 없는 수임'이 이슈가 되면서 다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