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볼보가 과도한 예약판매로 차량 인도가 늦어지면서 구설에 휩싸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 볼보차 일부 딜러들은 예약자들에게 다른 모델 차량으로 교체를 유도하기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볼보차코리아가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해당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볼보차는 경영난을 겪던 지난 1999년 미국 포드차에 팔렸다가, 2010년 다시 중국의 지리자동차에 매각됐다.
물량확보 없이 일단 판매만?…과도한 계약에 소비자들 '분통'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볼보코리아, 볼보본사 부당판매행위에 대해 고발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건은 11일 현재 약 180명이 청원에 동의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것이 이례적인데다 동의 인원이 결코 적지 않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만들어 놓지도 않은 차를 무자비하게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 '국내에 XC60 D4라는 옵션사항만 들어온다고 하고 판매를 진행했지만 출고 3일 만에 D5 라는 옵션사항을 넣고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 등이 포함됐다. 청원 게시자는 "볼보차의 이런 행태는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는 것"이라는 글도 남겼다.
이같은 불만은 볼보차 동호회 온라인 카페에서도 표출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10월말 XC60 D4를 계약했지만 딜러로부터 이르면 내년 2월에나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딜러들에게 묻자 '국내 물량이 부족하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량을 확보하지 않고 무작정 판매 예약만 받는 볼보차 코리아의 행태가 어이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차량인도가 늦어지자 일부 딜러들은 XC60 D4 예약자들에게 XC60 D5 모델로 전환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두 모델의 외관은 같고 다만 엔진 출력과 편의·안전장치 등에서 차이가 있다. 가격은 D5 모델이 약 130만~200만원 정도 비싸다.
이에따라 소비자들은 이 차액을 더 지불하고 D5 모델로 바꿀 것인지 아니면 무작정 D4 모델 인수를 계속해서 기다려야할 지를 고민하게 된 상황이다. D4 모델을 기다리던 B씨는 "볼보차코리아가 D4 모델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자 급하게 D5 모델을 국내 출시한 것 아니냐"며 "결국 업체의 꼼수에 소비자들만 골탕 먹는 꼴이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소비자 C씨는 "지금 D5 모델로 변경한다 해도 내년 5월쯤 되어서야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때 가서 또다시 볼보차코리아측이 물량 부족 운운하는 것 아니냐"며 꼬집었다.
이에 대해 볼보차코리아측은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사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예약이 폭주했다"고 밝혔다. 볼보차코리아 관계자는 "한 달에 150~200대 정도 판매계약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약 2개월여만에 1800건이 넘는 판매계약이 있었다"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XC60 D4의 물량확보가 어려워 D5를 추가 투입,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볼보차코리아는 8년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돼 지난 9월26일 국내에 출시된 뉴 볼보 XC60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기본 채택한 디젤 엔진 D4와 가솔린 엔진인 T6 등 두 모델로 판매 가격은 트림에 따라 부가세 포함 6090만~7540만원이다. 이어 볼보차코리아는 2개월이 지난 11월말 뉴 XC60의 디젤 엔진 D5를 국내에 출시했다. 뉴 XC60 D5의 판매 가격은 트림에 따라 부가세 포함 6220만~6870만원이다. D4는 최대 토크 40.8㎏·m, 최고 출력 190마력이며 D5는 최대 토크 48.9㎏·m에 최고 출력 235마력으로 차이가 있다.
볼보차코리아, 작년 배당성향 무려 1263%…국부 유출 지적 받아
볼보차코리아의 고배당도 '한국 소비자 우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외국 본사에 모두 배당, 국부유출이 우려된다는 비판도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볼보차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420억원, 영업이익 91억원, 순이익 2억532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134억원)과 비교해 약 30% 감소했고, 순이익은 전년 약 35억원보다 33억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이런 상황임에도 볼보차코리아는 지난해 32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 1263.79%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배당성향이란 당기순이익에서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한 비율을 의미한다. 결국 볼보차코리아는 순이익의 12배 넘은 돈을 본사에 송금한 셈이다. 볼보차코리아의 최근 5년간 배당 성향 역시 높은 수준이다. 이를 연도별로 보면 2012년 81.5%(20억원), 2013년 78.7%(30억원), 2014년 326.2%(30억원), 2015년 86.43%(30억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1263%가 넘는 배당성향을 보인 셈이다.
이처럼 한국에서 고배당으로 빠져나간 돈은 중국업체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볼보차코리아의 지배회사는 지분 100%를 보유한 '스웨덴 볼보카코퍼레이션'이며 최상위 지배회사는 중국 지리차그룹의 '지리 스웨덴 AB'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본사에 지나친 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결국 대주주의 이익에만 집중하고 한국에 대해서는 소홀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한국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면 차량 품질이 아무리 좋더라도 한순간에 외면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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