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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한국의 벌룬 아티스트 고홍석 씨를 집중 조명해 화제다.
워싱턴포스트는 고 씨가 최근 볼티모어의 아메리칸 시각 미술관에 풍선으로 만든 다채로운 색을 입은 코끼리와 거북이 등을 전시했다고 보도했다.
아메리칸 시각 미술관의 레베카 호프베르거 관장은 "고 씨는 가히 놀라운 시각 예술 작품을 창조해낸다. 우리는 오직 그의 상상과 내면의 눈을 통해 빚어진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것이다"며 "아이들의 생일 파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낯익은 풍선들이 이처럼 믿기 어려운 규모의 예술로 탄생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고 밝혔다.
고 씨는 이번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해 매일 두세 시간만 수면을 취하며 매달렸다. 그에게 이번 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동시에 장애인 예술가들을 대표한다는 책임감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고홍석 씨의 미국 첫 전시회는 순탄하지 않았다. 놀라울 만큼 정밀하고 복잡한 그의 풍선 작품들은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작품을 설치할 미술관을 찾는 과정이 어려웠던 것.
그런 상황에서 아메리칸 시각 미술관의 호프베르거 관장이 고 씨의 소식을 접하고 흔쾌히 전시장을 열어준 것. 호프베르거 관장은 "고 씨의 작품에는 짧은 길이의 시간을 넘어 지속하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고 있다"며 "삶에서 가장 소중한 기쁨은 늘 바로 그 순간 안에 담겨져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이 작품들을 통해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결국 당신이 당신의 모든 행위에 담아내는 순수함이라는 교훈을 사람들에게 줄 수 있다"고 전시회를 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풍선으로 작품을 만드는 만큼 한 달이라는 전시회 기간 동안 작품이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할 것이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 고홍석 씨와 그의 팀은 하나의 풍선을 다른 풍선 안에 계속해서 집어넣어야 하는 길고 긴 과정의 작업을 수행했다. 그들은 또한 각 풍선에 더욱 투명해 보이는 동시에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하이플롯액을 주입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 중엔, LA에서 주로 활동하고, 풍선과 관련해 케이블 TV 리얼리티 쇼에도 출연한 바 있는 풍선 트위스터 아디 소메크(Addi Somekh)가 있다. 그는 고 씨의 작품 설계도를 본 뒤 상당한 난이도로 인해 크게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고홍석 씨는 풍선 예술의 길을 걸어오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러다보니 수천 마일 떨어진 예술가들 조차 고 씨의 풍선 테크닉을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고 씨는 자신의 영향력을 자랑하지 않는다. "나의 테크닉들은 필요에 의해 생겨난 거다. 왜냐하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볼 수 없고, 때문에 그들의 테크닉을 따라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라며 "나는 절대로 내 자신이 혁신을 위한 혁신을 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고씨 풍선 작품들은 입체감을 띤다. 즉 회화 작품보다는 조각 작품에 가깝다. 앞이 보이지 않는 고 씨가 외부인의 의견에 가장 많이 의존하는 때는 바로 색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이다. 원하는 색을 고르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그는 보통 그의 아내와 상의한다. "색에 관한 한, 기본적으로 아내가 나의 눈이 되어준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소용돌이치며 변화하는 빛과 형상의 세계. 그것이 바로 고홍석 씨가 볼티모어에서 탄생시킨 것이다. 눈으로 볼 수 있게 된 환상, 찰나의 공기로 빚은 우주 말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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