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생리'가 '자궁근종'의 신호일 수 있다?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7-06-09 15:11





경기도 분당에 거주하는 은행원 양모씨(여, 34)는 최근 언니로부터 자궁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유 받았다. 양씨의 언니는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양이 급격히 늘어 산부인과를 찾았더니 생갭다 큰 '자궁근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엄마나 여자 형제가 근종을 갖고 있으면 본인에게도 생길 확률이 높다고 하니 미리 체크해 보라"고 조언했다.

자궁질환은 나와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양씨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양씨는 "만약 근종이 있더라도 회사 때문에 치료받을 시간이 될지, 미혼인 만큼 이후 아기를 갖는 데 어려움이 생기지는 않을까 겁이 났다"고 밝혔다.

자궁근종은 대표적인 여성질환 중 하나로 자궁 근육층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나 생기는 종양이다.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질환으로 성인 여성 2명 중 1명이 겪을 정도로 흔하다.

완경에 접어드는 50대 이후에선 드물고, 40대 여성 환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빨라진 초경과 느려진 출산연령으로 20~30대 젊은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자궁근종은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예방법이 딱히 없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많을수록 크기가 커지고, 모녀·자매간에 함께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정도만 확인됐다.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20대 무렵부터는 정기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김하정 민트병원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출산하지 않은 여성은 자궁 속 근종 씨앗들이 탈락될 기회가 없어 근종이 크게 자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젊은 연령층에서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초음파 같은 진단장비 부족으로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최근에는 속속 밝혀냄에 따라 통계상 질병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궁근종은 양성종양으로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경과를 관찰하는 것도 무방하지만 생리통, 생리과다, 빈뇨, 부정출혈, 허리통, 골반통 등이 나타난다면 더 커기지 전에 치료하는 게 유리하다. 획일적인 치료법을 적용하기보다 환자의 나이대와 자녀 계획, 근종의 크기 등에 따라 맞춤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과거엔 무작정 자궁적출로 근종을 제거하는 수술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최대한 자궁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치료법이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MR하이푸', '자궁근종 색전술' 등 비수술적 치료법의 선호도가 높다.

MR하이푸는 MRI(자기공명영상)을 보며 자궁근종의 위치를 파악하고 고강도 직접 초음파를 조사해 근종을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수술이 아닌 시술이기 때문에 치료 후 통증에 대한 부담이 적고 치료시간이 짧아 워킹맘과 직장인 등이 선호한다.

김재욱 민트병원 대표원장은 "'MR하이푸'는 MRI와 하이푸 치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술'"이라며 "3차원 입체영상으로 보고 장기 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다른 장기의 손상 등 부작용 위험이 현저히 낮다"고 소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MRI 유도 방식의 하이푸만 임상치료용으로 허가한바 있다.

한 자리에서 검진에서 치료까지 이뤄진다는 점도 기존 다른 하이푸 치료에 비해 편리하고, 초음파검사로 확인이 어려운 난소의 종양 유무 등 기타 질환 여부까지 확인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근종 크기가 크거나, 하이푸를 적용하기 어려운 위치에 놓여 있거나, 여러 개가 혼재한 경우에는 '자궁근종색전술'이 유리하다. 근종으로 가는 자궁 동맥을 막아 근종조직에 산소 및 영양분을 차단함으로써 괴사하게 만드는 치료법이다.

김 대표원장은 "'자궁근종색전술'은 사타구니 부위에 2㎜ 정도 작은 절개창을 내는 최소침습시술로 흉터가 지거나 티가날 우려가 적다"며 "무엇보다 다발성 근종을 한 번에 치료할 수 있고, 다른 시술에 비해 크기와 위치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 게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김재욱 대표원장은 "아직까지 '자궁근종'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생활화하는 게 최선"이라며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은 경우 정확한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무리가 가지 않는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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