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첫 총성이 울린 '경륜 훈련지 리그전'이 연일 예기치 못한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승부로 팬들과 전문가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강원골 호랑이들(가평·양양팀)과 신구의 조화가 돋보인 팔당팀이 만났던 첫 경주를 시작으로 수도권의 맞수 계양, 고양팀이 만난 13일 경주까지 북부팀의 예선전이 성황리에 끝이 났다.
동서울팀 vs 가평·양양팀)
가평·양양팀의 다음 상대는 탑클래스 선행형 정하늘이 포진한 동서울팀. 전날 경주에서 대열을 흩트리고 빈틈을 노린 가평·양양팀을 잘 관찰하고 해법을 찾은 정하늘은 타종 이전부터 외선으로 크게 도는 초장거리 선행으로 팀 선수들을 마크로 끌고 다니며, 내선을 활용해 대열을 파고드는 가평·양양팀 선수들의 작전을 원천 봉쇄했다. 결과는 동서울팀의 1,2,3착 싹쓸이 우승. 슈퍼스타의 유무, 간파된 작전의 무용이 여실히 드러난 경주였다.
지난 12일 예선 세 번째 경주에선 고양팀과 미원·세종팀이 맞붙었다. 박병하와 유태복의 원투펀치를 앞세운 고양팀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 하지만 타종과 동시에 충청권의 매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몸싸움에 능하지 못한 박병하를 상대로 전영규와 박성현의 견제가 이어졌다. 이대로 간다면 예선 첫 경주의 김영섭처럼 유태복도 앞에서 힘만 잔뜩 쓰고 1, 2착을 충청권 선수들에게 내어줄 수 있는 위기였다. 1, 2차신 뒤에 있던 김동관이 홈스트레치부터 맹렬히 시속을 올렸다. 특유의 유연한 라인전환을 통해 박성현을 밀어낸 후 전영규의 젖히기까지 견제했다. 결국 유태복과 동반입상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승부의 중심에 김동관이 있었고, 그의 전법은 마크추입이었다.
고양팀 vs 계양팀
13일, 북부 예선 마지막 경주가 열렸다. 예선 1차전을 통과한 고양팀의 상대는 경륜 최강자 정종진을 앞세운 계양팀. 경기 초반 계양팀은 정종진의 앞에서 시속을 올릴 선행선수가 없어 마크추입형 선수들이 타종 이후 빠르게 내선장악을 시도했다. 고양팀이 즉시 반격에 나섰다. 박병하와 유태복이 기습 반격을 펼쳤다. 이들의 반격을 제압하기 위해 정종진이 시속을 높이며 빠르게 라인전환을 감행했지만 정종진 후미를 계양팀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모두 놓치면서 2,3,4착을 고양팀에게 내주고 만다. 정종진은 1착으로 우승했지만 점수로는 6대4, 고양팀이 승리하며 북부 결승전에 진출하게 됐다. 압도적인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받쳐줄 선수가 없는 한 조직력과 근성으로 무장한 팀에게 질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긴 경주였다.
경륜뱅크의 배재국 예상팀장은 "라인전의 특성상 팀을 구성한 선수들의 전법과 기량의 조화가 필요하다. 빼어난 기량의 선수가 한명 있지만 받쳐줄 팀원이 없는 것 보다는 여러 가지 작전으로 임할 수 있고 힘도 어느 정도 쓰는 선수가 많은 팀이나 팀을 리드할 수 있는 노련한 선수가 있는 팀이 보다 유리할 수 있다. 그리고 예선 경주의 이변의 중심에 섰던 정연교, 김동관 같은 마크추입형 선수들의 선전 가능성을 고려한 다각도의 추리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