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임원 보수 공개가 시작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재벌 총수 4명중 1명의 연봉이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회사인 지주회사나 주력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어 연봉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은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임원으로 등록돼 있고, 이준용 명예회장의 경우 아들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등기임원이다. 현재 연간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은 의무적으로 보수를 공개하게 돼 있는데 미등기임원인 총수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2018년부터는 이들 연봉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지난해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2018년부터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는 상장회사 미등기 임원과 직원이 회사 내 연봉 상위 5위 이내인 경우에는 보수 내역을 매해 반기마다 공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등기이사를 맡지 않고 연봉 공개를 피해온 총수 일가 역시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한편 재벌 총수 중 등기임원으로 등록된 경우는 지주회사 한 곳에 이름을 올린 것과 주력 계열사 몇 곳에 함께 등록된 경우로 구분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파워텍 임원을 겸직하고 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의 임원을 맡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과 대한항공, 한진칼 임원을 겸직하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금호홀딩스 등의 임원이다. 반면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지주회사인 LG, GS, LS에만 등기임원으로 등록돼 있고 이수영 OCI 회장과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은 OCI, 효성만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