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거제'로 쿨 바캉스 떠난다!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6-07-19 19:16


복더위의 위세가 만만치 않다.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가장 심해진다는 대서(大暑·22일)가 코앞이다. 마침 이무렵 부터 너도나도 휴가를 떠난다. 도심 속 무더위를 피해 일상탈출을 꿈꾸지만 유명 휴가지는 늘 '인산인해', 이름값을 톡톡히 치러야 한다. 그래도 하얀 포말 부서지는 바닷가는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마침 푸르고 시원한 여름바다와 맛난 별미거리가 있는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올해는 좀 더 특별한 여행지로 떠나겠다는 이들도 있다.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지만 더 큰 시련을 맞고 있는 지역, 조선소가 자리한 포구를 휴가지로 삼겠다는 따뜻한 발상이다. 경남 거제도 그런 곳 중 하나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시작점인 거제에는 찜통더위를 날릴만한 해수욕장과 원시림, 맛난 미식거리 등을 갖추고 있어 몸과 마음이 흡족한 여정을 꾸릴 수가 있다.
거제=글·사진 김형우 기자 hwkim@sportschosun.com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시작점인 거제에는 찜통더위를 날릴만한 해수욕장과 원시림, 맛난 미식거리 등을 갖추고 있어 몸과 마음이 흡족한 여정을 꾸릴 수가 있다. 사진은 거제 해금강
◆거제의 3대 명소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시작점인 경남 거제는 제주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하지만 해안선 길이로만 따지자면 386.6㎞로 제주본섬(308.32㎞) 보다 더 길다. 따라서 거제는 육지 못지않게 산도 높고 골도 깊다. 뿐만 아니라

구불구불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명품 해수욕장이 곳곳에 박혀 있어 여름 여행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지심도 해안코스
섬여행의 호젓함을 맛볼 수 있는 '지심도'

거제에서 호젓한 휴가를 즐기고 싶다면 단연 지심도를 꼽을 수 있다. 일운면 소재 지심도는 그다지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유인도 중 원시에 가까운 숲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이다. 개가시나무 등 남해안 특유의 상록활엽수림이 밀생하며 독특한 식생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지심도의 식생 중 50% 이상이 수령 수백 년에 이르는 동백?좇막 채워져 있어 사철 생기가 넘치는 섬이다. 굳이 동백 시즌이 아닌 여름철에도 싱싱한 동백나무숲이 싱그러운 기운을 듬뿍 뿜어낸다. 따라서 동백숲 산책길에 들어서면 그 자체가 바로 더위탈출로 이어진다.


물론 동백섬이라는 별칭을 지닌 만큼 12월~4월이면 개화기에 맞춰 아름드리 동백 터널을 걷기 위해 더 많은 상춘객들이 몰려든다.


지심도 산책길
장승포항에서 뱃길로 20여 분 걸리는 곳에 자리한 지심도는 편안한 산책길이 매력 있다. 선착장에서 지심도의 주요 포인트를 잇는 둘레길을 따라 발길을 옮기자면, 곳곳에서 섬의 속살들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해안 절벽이 있는 섬의 끝자락, 일제의 잔재가 남아 있는 포진지, 활주로 등 두루 돌아보는데 두어 시간 남짓 걸린다. 특히 시원한 해풍-숲바람 속에 산새들의 지저귐, 풀벌레, 매미울음소리를 따라 걷노라면 일상탈출의 묘미를 제대로 실감케 된다.

지심도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음 심(心)' 자를 닮아 지심도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의 군사 요지였는데, 섬 뒤쪽에 탄약고와 국기게양대 등이 남아있다. 산책로 도중 지금은 민박집으로 활용중인 일본식 가옥도 만날 수가 있다.


장승포항 지심도행 도선
스무 명 남짓 지심도의 현 주민들은 해방 이후 정착한 이들이다. 1970년대에는 지심도에 20여 명의 해녀가 전복, 미역 등을 채취하며 살았을 정도로 지심도는 황금어장으로 통했다. 지금도 꾼들이 즐겨 찾는 명품 낚시터로 명성을 잇고 있다. 동섬, 노랑바위, 샛끝벌여, 찬물고랑 등이 갯바위 낚시의 주요 포인트다. 농어, 방어, 볼락, 학꽁치 등 맛난 어종이 잘 잡힌다.

특히 대나무와 그물을 이용한 뜰채 낚시도 지심도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재래식 고기잡이 방법이다. 선착장 방파제 위에서는 들망으로 재래식 뜰채 낚시도 체험해 볼 수 있다.

섬 정상과 폭이 좁은 섬끝 전망대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맑은 날이면 남쪽 대마도도 시야에 들어온다.

섬에는 카페를 겸한 민박집이 10여 곳에 이른다. 원시림을 지나 불어오는 고마운 바람 속에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가 하면, 호젓한 숲을 병풍삼아 푸근한 하룻밤도 보낼 수 있다.

자연이 빚어낸 절경 '해금강'


거재해금강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갈개마을 인근 바다에 떠 있는 바위섬 해금강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대표적 풍광이다. 칡뿌리가 뻗은 기암괴석의 형상으로 갈도라는 이름도 얻고 있다. 해발 116m의 작은 이 섬은 좁은 해로를 통과하며 볼 수 있는 해금강 최고의 비경인 십자동굴을 비롯해서 돛대바위, 미륵바위, 부처바위, 사자바위, 촛대바위, 일출과 월출이 아름다운 일월봉 등 비경이 즐비하다. 특히 사자바위 사이로 솟아오르는 일출의 모습이 압권이다.

해금강에는 중국 진시황제의 불로초를 구하러 온 서북(서불)이 동남동녀 3000명과 함께 이 섬을 찾았다고 해서 '서불과차'라는 글씨도 새겨져 있을 만큼 약초도 많은 곳이다.

해금강 구경은 유람선 한 바퀴가 일반적이다. 구조라, 도장포, 와현, 학동 등지에서 해금강 주변 섬을 도는 유람선이 운행되고 있다.

해금강 주변에는 절경이 이어진다. 그중 바람의 언덕은 주변 해안이 비경이다. 학동마을의 몽돌해변도 파도소리가 운치 있다. 우제봉 또한 해금강을 굽어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로, 해금강과 대병대도, 소병대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점점이 떠있는 섬들을 굽어 볼 수 있다.

사람이 가꾼 비경 '외도'


외도
거제도의 대표적 명물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이 온통 희귀한 식물로 군락을 이룬 커다란 정원이다. 잘 가꿔진 보태니컬가든에는 아열대식물을 비롯한 희귀식물에 공룡 발자국 화석 등이 있는가 하면 비너스 가든, 천국의 계단, 조각공원, 겨울연가 촬영지 등 다양한 테마가 잘 어우러져 있다. 50여 년 가까운 지극 정성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이국적 풍광의 외도보타니아는 구조라항에서 배를 타고 30여 분을 가면 닿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숙박시설이 없어서 대략 두어 시간 머무르다 떠나는 게 보통이다.

◆시원한 거제여행 '해수욕장'

구조라해수욕장


구조라해수욕장
일운면 구조라리에 자리한 구조라 해수욕장은 내륙형 해안지대로 호수 같은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해변이다. 고운 모래사장이 1㎞ 정도 이어져 물놀이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등 해양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주변에 효자 윤씨 삼형제의 전설이 얽힌 윤돌섬과 조선 중기에 축성한 구조라성지, 샛바람 소릿길 등이 자리하고 있다. 또 구조라해수욕장을 지나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학동흑진주몽돌해변과 팔색조의 도래지인 학동 동백숲이 나선다.

명사해수욕장


명사해수욕장
거제시 남부면에 자리한 명사해수욕장은 '명사(明砂)'라는 이름값이라도 하듯, 고운 모래밭이 압권이다, 특히 해수욕장에 이르는 오솔길도 운치 있고, 노송도 우거져 있어 그늘을 드리운다. 해안은 길이 350m로 아담한 규모다. 주위에 대-소병대도 등이 자리하고, 유람선을 이용해 여차, 홍포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와현해수욕장


와현해수욕장
거제 남부 해안의 대표 해수욕장 중 하나다. 거제조선해양문화관을 지나면 나서는 곳으로, 와현모래숲해변으로도 불린다. 해변의 길이가 500m에 이르고 땅콩보트, 바나나보트 등 다양한 물놀이 기구를 체험할 수 있다.

◆맛있는 거제 여행


멸치회
청정해역에 자리한 거제는 사철 미식거리가 풍성하다. 겨울철 대구탕, 물메기탕에 봄이면 도다리쑥국과 멍게비빔밥, 성게알 비빔밥, 그리고 초여름부터 멸치회와 장어구이. 게장백반 등 제철 미식거리가 넘쳐난다.

외포, 장승포 등 주요 포구에서 맛난 미식거리를 만날 수가 있다.


싱싱한 생선회
◆여행메모

가는 길=KTX를 타고 부산에서 내려 렌터카를 이용, 거가대교 건너 거제를 찾을 수 있다. 또 대전~통영고속도로를 이용해서 가는 방법도 있다.

어디서 묵을까?

거제에는 거제시 일운면 소재 대명리조트(www.daemyungresort.com) 등 크고 작은 리조트와 호텔, 펜션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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