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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기술경영', 글로벌 시장 1위 '원동력'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6-05-12 15:59


효성그룹이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가운데서도 매 분기마다 사상 최대 영업 실적을 경신할 수 있는 원동력은 조석래 회장의 '기술경영'이 그 중심에 있다. 효성은 일찍이 연구·개발(R&D) 부문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 창출의 요람이라고 보고 1971년 국내 최초로 민간기업 부설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1978년에는 중공업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다. 경기 안양에 위치한 효성기술원은 섬유화학과 전자소재, 신소재 산업용사 분야의 R&D를 진행하고, 중공업연구소는 중전기기, 산업용 전기전자, 미래 에너지 및 시스템 분야의 R&D를 주도하고 있다.

효성기술원, 국내 민간기술 연구소의 효시

국내 최초의 민간기술연구소로 꼽히는 것이 효성그룹의 기술연구소다. 현재 효성기술원이라 명명된 이 연구소는 1971년에 설립돼 올해로 46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효성 기술연구소는 당시 효성그룹 수장이었던 조홍제 회장과 미국에서 섬유공학 기술을 배워온 조석래 현 회장의 의지가 집약된 결과물이었다. 그래서 벽돌 한 장 쌓는 것부터 실험기계류를 들여오는 것까지 모두가 최고경영진의 지극한 관심 아래 진행됐다.

효성 경영진이 이처럼 열의를 가지고 진행한 결과로, 효성기술원은 이후 우리나라 화학 및 중공업 분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비롯해, 섬유 산업의 반도체라 불리는 스판덱스도 이 기술연구소를 통해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그리고 이 제품들이 모두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국가대표 제품들로 자리 잡게 된 원동력이다.

효성은 현재 중공업 분야 핵심 제품인 초고압 변압기와 GIS차단기, 대형 발전기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최초 기록들을 쓰고 있고, 전자산업에 필요한 편광판용 필름, 삼불화질소가스(NF3) 등의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미래 첨단소재로 손꼽히는 탄소섬유 국산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용 신소재인 폴리케톤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효성의 기술연구소가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무엇보다도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음. R&D에는 시간과 자본이 많이 투여되는데다, 많은 실패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열정과 인내가 반드시 필요하다.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세계 1위 제품이 개발되기 까지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여됐는데, 이는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업철학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섬유의 반도체' 스판덱스 개발…세계 1위 올라서

스판덱스는 효성의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와 노력이 집약한 성과다. 효성은 1980년 섬유의 대표 사업이었던 나일론의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세계시장의 판로를 개척하던 중, 1989년 조석래 회장의 지시로 고부가가치를 지닐 것으로 예상되는 기능성 섬유, 스판덱스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스판덱스는 원래 길이의 5~7배 늘어나 원상회복률이 97%에 이를 정도로 신축성이 뛰어나 란제리, 스타킹, 청바지, 기저귀, 아웃도어, 정장 의류 등에 포괄적으로 사용되며 오늘날 그 활용 범위는 더욱 커지고 있다.


효성은 1989년부터 약 3년간의 숱한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었고, 1992년에서야 세계에서 4번째, 국내 최초로 스판덱스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원하던 품질을 제대로 구현하는 데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남아있었다. 조석래 회장은 공학도 출신으로 과학이나 생산기술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았다. 외환위기라는 위기 속에서도 스판덱스 사업을 접자는 주변의 만류에도 사업에 대한 성공을 확신하며 지속적인 기술연구에 투자했으며, 이를 통해 당시 세계 최고수준인 듀폰의 라이크라와의 정면 승부에서도 승리하며 시장점유율 1위의 위치를 확고히 구축할 수 있었다. 이는 오너경영이 지닌 장점을 최대한 발휘한 사례로 기술에 대한 집념과 열정이 뒷받침 됐기에 후발주자로써도 기술력의 확보를 통해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효성은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시장에서도 세계 1위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섬유부문에 집적된 기술 개발 노하우는 아라미드, 탄소섬유 등 고성능 특수섬유를 개발할 수 있는 저력으로 작용했고, 장기적으로 바이오 섬유, 스마트섬유 등을 연구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10년간의 뚝심으로 '세계 최초' 폴리케톤 개발 성공

효성은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10여년간 최첨단 고성능 신소재인 폴리케톤 개발에 약 50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했다. 2010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세계 10대 일류소재기술(WPM·World Premier Material)사업 국채 과제로 선정돼 연구지원을 받으며 개발에 탄력을 받았고, 마침내 2013년 11월 세계 최초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폴리케톤 개발에 성공했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와 올레핀(에틸렌, 프로필렌)으로 이루어진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로, 나일론 대비 충격강도는 2.3배,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하며, 내마모성 역시 최고 수준인 폴리아세탈(POM) 대비 14배 이상 뛰어나고, 기체 차단성도 현존하는 소재 중 가장 우수한 에틸렌비닐알콜(EVOH)과 동등한 수준이다.

폴리케톤은 크게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용도와 초고강도 슈퍼섬유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우수한 내충격성, 내화학성, 내마모성 등의 특성을 바탕으로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 및 연료계통 부품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로 적용될 수 있으며, 초고강도, 초고탄성률의 특성을 가진 슈퍼섬유로 타이어코드, 산업용 로프, 벨트 등에도 사용 가능하다.

폴리케톤이 적용될 수 있는 세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12년 851만t(60조원) 규모에서 2015년 977만t(66조원) 규모로 연간 5%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탄소섬유 국내기업 최초 개발·양산

효성은 지난 2011년에는 탄소섬유를 자체기술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신소재로 등산스틱, 골프채 등 레저용 제품과 함께 연료용 CNG 압력용기, 루프, 프레임 등 자동차용 구조재, 우주항공용 소재 등 철이 쓰이는 모든 곳에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사용처가 광범위하다. 그 동안 미국과 일본의 수요량 전량에 대한 수입대체효과가 기대되며, 다양한 용도개발을 통해 연간 12% 이상의 시장 성장률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효성은 원천기술 확보 후에도 꾸준한 연구를 통해 탄소섬유 성형재료(Prepreg), 압력용기용 탄소섬유 등을 개발했으며, 현재는 탄소섬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 개발과 성형재료 차별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적극 지원하면서 전북 지역의 차세대 산업으로 '탄소밸리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디.

이와 함께 지난 2008년에는 탄소섬유 개발에 앞서 자체기술로 고강도 섬유인 아라미드 원사 개발에 성공했다. 효성의 아라미드 섬유 브랜드인 알켁스(ALKEX)는 강철보다 5배 강도가 높으며, 500도에도 연소되지 않는 뛰어난 내열성과 화학 약품에 강한 내약품성을 지니고 있다. 가볍고 착용감이 뛰어나며, 탄성율과 내성율이 우수해 방탄재킷, 방탄 헬멧, 골프채, 테니스라켓, 광케이블, 자동차 브레이크 패널 등에 활용되는 고강도 고부가가치 섬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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