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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가느다란 미성은 ‘실어증’ 때문…14세 무렵 스트레스 후유증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6-03-15 16:18



월간바둑 편집장 이세나 씨에게 동생인 바둑기사 이세돌 9단에 대해 들어봤다.

15일 '조선일보'는 이세나 씨로부터 이세돌과 관련된 이야기를 공개했다.

이세나 씨는 "세돌이가 고향 신안을 떠나 서울에 유학을 간 것이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우리 형제는 3남 2녀이며 세돌이가 막내다. 언어학, 천문학 등에 밝으신 선친(이수오 아마 5단)께서 이름을 지어주셨는데, 세돌은 순수 한글 이름이다. 원래 '세'자와 '돌'자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셨다. 일부에선 '돌(바둑돌)로 세계를 제패하라'는 뜻에서 지어줬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른 이야기다"고 이세돌의 이름에 얽힌 사연을 말했다.

이어 "차남인 차돌이도 어릴 때 바둑을 했다. 동생 세돌이에게 추월당하면서 공부로 전환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아버지께서 "너는 머리가 나쁘니까 바둑 접어라"고 해 차돌이가 공부로 전환했다는 것도 낭설이다. 차돌은 원래 상훈 오빠(이상훈 9단)의 본명이었는데 동생이 태어나면서 물려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돌이는 '올빼미' 과다. 새벽 3~4시 취침해 낮 11시 정도 기상한다. 복기(復棋)를 누구보다 즐기는데, 의문을 꼭 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때문이다. 공식, 비공식전 불문하고 상대 대국자들이 질릴 정도로 복기에 매달린다. 심각한 국면을 만나면 양쪽 손목을 X자로 교차시키거나 손나팔을 불듯이 손을 입에 갖다 대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이세나 씨는 "세돌이가 바둑에 졌을 때 아쉬움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요즘 애용하는 것은 드라마 감상이다. 외국에 원정 나갈 때는 컴퓨터에 담아가서 돌려보기도 한다. 바둑을 졌을 때 울분을 삭이려고 대국장을 뛰쳐나가 무작정 걷던 습관은 이제 사라진 것 같다. 무협지를 즐겨 읽고 등산도 가끔 가지만 특별히 하는 운동은 없다. '결혼 10년 차'란 말에 놀라는 사람이 많다. 회식 자리에서 지금의 아내를 알게 돼 6개월 후 청혼했다. 세돌이는 "결혼하면 편할 것 같다"는 말 한마디로 8세 위 상훈 오빠를 제치고 먼저 식을 올렸다. 담배는 하루 몇 개비 정도 태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술도 20대 초반엔 소주 3~4병이 거뜬했는데 지금은 절반쯤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의 가늘고 높은 톤 목소리는 프로 데뷔 직후인 14세 무렵 승부 스트레스로 실어증에 걸렸던 후유증이다. 제때 치료받지 못해 기관지가 상했다. 머리카락 자르는 걸 너무 귀찮아해 1년에 2~3회 정도 바짝 자른다. 우리 세돌이는 오래 정상을 유지할 것이다"고 남동생 이세돌에 대해 애정 어린 응원을 보냈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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