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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구'의 두바이 도전은 아쉽게 마무리 됐다.
두바이에서는 현지 관리사 1인과, 한국에서 간 관리사 2인 총 세 명이 '천구'와 '석세스스토리'의 전담 관리사로 배치되었다. 세 명의 관리사가 하루 종일 '천구'와 '석세스스토리'만 바라보고 있는 것. 따뜻한 날씨에 훈련을 마치면 관리사에게 마사지를 받고 매일매일 샴푸 목욕을 하며 매일 교체되는 뽀송뽀송한 깔짚(대패밥)에서 뒹굴었다. 말들은 대부분 서서 지내지만 기분이 좋거나 긴장이 풀리면 누워서 뒹굴기도 한다. 실제 메이단 경마장 마방에 입사한 '천구'는 강아지처럼 깔짚 위에서 뒹굴거렸다. 유 팀장은 "'석세스스토리'의 경우 예민한 성격이라 평소 마방에서 가면을 씌우고 관리사 2명이 끌어야 할 정도다. 그러나 현지 적응이 잘된 탓인지 말이 기분이 좋아서 인지 마사 내에서는 애완견 수준으로 긴장이 이완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좋은 환경에서 충분한 휴식과 적응을 마친 '천구'의 첫 경주 성적은 5위, 1분 12초 대였다. 경주를 마친 뒤 서인석 조교사는 "가장 아쉬운 것은 기수와 '천구'가 호흡을 맞춰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라며 "프랑스인 기수가 6일 밖에 기승 훈련을 해보지 못해 발주대 훈련을 못했던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당초 '천구'에는 메이단경마장 상위권 성적을 기록 중인 기수가 기승할 예정이었으나 체중관리 실패로 부담중량을 맞추지 못해 급하게 기수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서 조교사는 "'천구'가 원래 훈련을 할때도 힘이 넘쳐서 의욕이 앞서는 경우가 많은데 기수가 그 특성을 완전히 숙지하지 못했다. 출발 전 '천구'가 움직임이 많은 상태에서 기수의 몸이 이미 기울어 있었고 밸런스가 깨졌다"며 "'천구'가 스타트가 빠른 말인데 밸런스가 깨지면서 뒷발과 앞발이 부딪혔고 결국 편자가 빠져버렸다"고 출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발주위원이 편자를 직접 들고 와서 편자가 빠진 것을 알았다. 편자가 빠졌으니 다행이지, 편자가 휘어졌거나 덜렁거렸으면 말이 크게 다칠 뻔 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 조교사는 "두바이 주로를 막상 가서 만져보니 한국보다는 가볍지만 생각만큼 가볍지 않았다. 주로에 흙이 많고 수시로 물을 뿌리니 주로가 단단한 편이었다. 한국은 주로가 모래이기 때문에 발이 푹푹 빠져서 스파이크 역할이 덜 중요할 수 있지만 단단한 주로에서는 편자가 스파이크 역할을 해준다. '천구'는 신발 없이 맨발로 달린 셈이니 제대로 스피드를 내지 못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 조교사는 "다행히 편자가 빠진 오른쪽 앞발은 문제가 없는데, 왼쪽 구절이 살짝 삐끗했는지 미세하게 부어있었다"며 "현지 수의사는 크게 염려되는 부분은 없다고 했지만 '천구'의 회복상태를 보면서 다음 출주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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