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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6일부터 9일(현지시각)까지 열린 '2016 국제 가전 박람회(CES 2016)'가 막을 내렸다. CES 2016에는 전세계 3600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2만개에 달하는 제품이 출시됐으며 방문자수는 17만여명에 달했다. 전시장 규모도 22만3000㎡로 역대 최고였다. 생활가전 중심이었던 박람회의 범위가 자동차 등 이종산업과 결합하며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CES에 자주 참석을 했지만 올해처럼 볼거리가 많았던 기억이 없다"며 "기술 발전에 따라 생활가전을 활용한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카 등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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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정에서의 IoT 기술의 중심에는 TV가 자리 잡고 있다. TV가 스마트홈 구현을 위한 대표 허브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홈 허브는 가전제품을 서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TV는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정보를 보여줄 수 있고 조작 편의성을 높인다.
삼성전자는 CES 2016에서 생활가전 분야의 IoT 제품을 선보이며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CES 2016에서 꽂기만 하면 모든 가전제품을 IoT기기로 만들어주는 스마트싱스, 여러 IoT 기기·가전제품을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허브' TV를 선보였다. IoT 허브 역할을 하는 스마트싱스는 USB 형태로 꽂기만 해도 IoT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어 연결된 IoT가전제품의 작동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2016년형 삼성 스마트TV는 '스마트 허브' 기능을 통해 냉장고, 세탁기, 보안카메라, 현관문 제어 장치 등 다양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서병삼 삼성전자 부사장은 "생활가전 시장이 포화상태라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의 잠재욕구와 새로운 시장에 집중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며 "시장의 판을 바꿀 수 있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고, 새로운 판매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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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CES 2016에서 현재가 아닌 미래의 기술을 주로 다뤘다. IoT 시대을 앞에 두고 스마트씽큐 허브를 공개하긴 했지만 삼성전자나 기타 글로벌 가전업체에 비해선 다소 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마트씽큐 허브는 4㎝ 원반 모양으로 탈부착이 가능한 스마트씽큐 센서와 연동해 다양한 무선통신기술을 지원해 각 기기들을 연결한다. TV나 냉장고 등 기존 제품을 허브로 사용하지 않아 특별해 보이지는 않지만 이동통신사, IT기업 등과의 호환성이 뛰어나 구글의 IoT 플랫폼 '브릴로'와 '위브'등과 협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신 LG전자는 자동차 내 IoT 분야 경쟁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안승권 LG전자 사장은 "TV, 모바일, 가전 사업 등에서 축적한 디스플레이, 센서, 카메라, 통신, 모터, 컴프레서 등 기반 기술들을 자동차에 적용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LG전자가 미래 자동차 부품사업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LG전자와 협력한 폭스바겐이 CES 2016에서 IoT 기술을 적용한 전기 콘셉트카 '버드-e'를 공개했다. 버드-e 운전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차를 조작할 수 있다. 운전 중에는 '커넥티드 홈' 기능으로 스마트 냉장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외출 중 집안 전력을 절전모드로 변경하거나 로봇청소기를 활용해 외부인 침입을 감지하는 보안모드도 가능하다. 폭스바겐은 2019년까지 버드-e를 양산할 계획이다. 버드-e는 101㎾h 대용량 배터리와 2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LG전자는 또 10월 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핵심부품과 시스템 11종을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된 점을 강조했다. 폭스바겐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협업하고 있다는 것은 LG전자가 미래 자동차의 핵심 부품 개발사로서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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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관계자는 "CES 2016에서 기아차는 '자율주행을 위한 진화'를 주제로 관련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며 "기아차는 자동차와 IT 간 융합을 통한 최첨단 기술력 확보에 주력해 미래 스마트카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CES 2016에서는 중국의 스카이워스, 창홍, 하이센스, 하이얼, TCL 등의 업체가 기술력을 선보이며 과거 저가 물량 공세를 앞세웠던 것과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CES에서 TV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중국업체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중국 가전업체들의 약진을 무시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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