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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 민감 개인정보 수집 파문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5-11-18 09:23


2000만명이 넘게 가입한 모바일앱 'T스토어'를 운용하는 SK플래닛이 개인정보 수집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T스토어에서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정치적 신념, 성생활 등 민감한 내용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약관을 운용한 것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SK플래닛은 지난 11일 논란이 일자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고 수집된 정보를 폐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에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어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 계열사의 개인정보 관리 논란은 잊힐만하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이번 문제 뿐 아니라 지난 7월 SK텔레콤의 환자 정보 불법 거래, 2011년 SK커뮤니케이션즈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건 등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노조가입 여부, 성생활 등 개인정보 수집

1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지난 6월 T스토어의 개인정보 취급방침을 변경했다. T스토어의 개인맞춤형 앱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SK플래닛이 개인맞춤형 앱 추천을 위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개인정보 취급방침 약관에 개인 민감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민감 개인정보는 사상, 신념, 노동조합 및 정당의 가입과 탈퇴, 정치적 견해, 성생활, 범죄경력자료 등이다.

최민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0일 "T스토어가 새롭게 수집하려는 정보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민감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라며 "모바일 콘텐츠 전자상거래 서비스인 T스토어가 이용자의 정치적 견해나 노조 정당 가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있어서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SK플래닛은 논란이 일자 해당 서비스를 중단했다. SK플래닛은 지난 11일 "개인 맞춤형 앱 추천 서비스를 13일까지 중단하고 관련 정보를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 맞춤형 앱 서비스의 중단은 서비스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따라 앱 이용정보를 선택적으로 이용자의 동의를 받아 수집했음에도 외부의 우려가 있으므로 해당 문구로 돼 있는 선택적 동의 과정을 중단했고, 동의한 고객에게도 추천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플래닛의 민감한 개인정보 수집이 논란이 일자 소비자들이 불만을 표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불만은 서비스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고 SK그룹 전반의 개인정보 관리 소홀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플래닛은 "외부의 우려처럼 해당 앱에서 어떤 내용을 봤는지 등의 정보 수집은 불가능하며, 사용자의 사상과 신념 등을 분석하고 수집해 제3자에게 공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에 대해 오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비스 중단했지만 각종 위법성 대두


SK플래닛이 개인 맞춤형 앱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SK플래닛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위법성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플래닛의 개인정보 수집 과정에서 민감한 내용의 정보 요구 자체가 위법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따라서 향후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SK플래닛은 민감 정보 수집과정에서 소비자의 동의를 받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해당 내용을 알리고 동의를 받는 절차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동의 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거부할 수 없도록 강제 동의를 구한 것도 문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의 동의를 받을 때 이용자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더욱이 동의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강제로 동의하게 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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