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자영업자 올해 10만7000명 줄어, 20년 만에 최저치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5-08-09 15:24


영세자영업자(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가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경기 부진으로 자영자들이 위기에 몰리면서 폐업이 속출했다. 특히 식당·미용실·옷가게 등을 홀로 또는 가족 단위로 운영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이 메르스와 경기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39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8만2000명보다 10만7000명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5년 상반기 397만1000명 이후 20년만에 최저치다. 영세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994년 이후 연간 기준 400만명대를 꾸준히 유지했으나, 올해 300만명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뭄과 기초연금제도 도입 등으로 농업 종사자가 상반기 10만명 넘게 줄어든 것도 영세자영업자 감소에 영향을 줬다. 대다수의 농림어업 종사자가 고용원 없는 자영업인 영세자영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인다.

반면, 상대적으로 사업 규모가 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영세자영업자와 달리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올해 상반기 159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3만명보다 6만5000명이 늘었다. 2013년 상반기의 151만9000명 이후 2년 연속 증가세다.

이번에 영세자영업자의 감소 폭이 커져,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역대 최저치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 2568만명 가운데 자영업자는 557만명으로 전체의 21.7%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엔 22.1%였다.

정부는 이런 변화에 맞춰 자영업자들의 과당경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 예정이다.

우선 지역·업종별 '자영업 과밀지수'를 담은 상권정보시스템을 올해 안에 내놓는다. 현재는 서울에 치킨집과 편의점이 얼마나 몰려 있는지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창업자들을 위해 전국 7대 도시로 확대하고, 업종도 카페·휴대전화 판매점·미용실·안경점 등 10개로 대폭 늘린다.

자영업자들의 전직을 지원하는 '희망리턴 패키지'도 활성화한다. 중소기업청은 최대 60만원까지 지원하던 자영업자 전직 지원금을 지난달부터 75만원으로 늘렸다. 연 매출액 1억5000만원 미만 소상공인이 사업 정리 컨설팅이나 재기 교육을 받고 폐업 신고, 구직 활동을 하면 전직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중기청은 희망리턴 패키지를 매년 1만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지만 올해 6월 말 기준 신청자는 515명으로 이용자가 적은 편이다.


중기청 측은 "신규 창업보다는 기존 자영업자들의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둔 정책을 펴나갈 계획이다. 창업을 위한 정책자금 지원 비중은 줄여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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