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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 필러 공포, 그 진실은?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5-05-18 10:45


십여년전이었다. 모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일명 '선풍기 아줌마'의 이야기가 세상의 관심을 끌었다. 그녀는 얼굴에 불법으로 필러 시술을 받기 시작해, 나중에는 공업용 실리콘, 콩기름 등을 스스로 주사하기 시작했고 결국 정상적인 생활조차 할 수 없는 정도가 되고 말았다. 젊어서 무척이나 아름다웠던 모습과 변해버린 현재의 모습을 바라본 시청자들은 불법 필러시술의 심각성에 큰 충격을 받았다.


필러 주사의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요즈음 진료실에서 그때 못지않게 다시 필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필러 잘못 맞으면 피부가 괴사 되나요? 필러 맞다가 혹시 실명 되는 건 아닌가요?"

"한 달 전에 필러 했는데 녹여야 할까요?"

최근 여기저기 언론에서 경쟁적으로 다루는 필러 부작용에 대한 기사를 보고 불안해진 환자들이 묻는 질문이다.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필러시술, 필러에 대한 공포는 과연 어디까지 진실일까?

필러(filler)는 말 그대로 필러, 즉 채우는 물질이란 뜻이다. 꺼지거나 부족한 부위를 채울 수 있는 모든 물질은 필러로 볼 수 있다. 수 십 년 전만 해도 파라핀이나 공업용 실리콘 같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주입하는 일이 많았다. 대개 미용실이나 가정 내에서 불법적으로 시술되던 그러한 시술은 염증, 피부괴사, 육아종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그런 불법시술을 받는 경우가 거의 사라졌다. 병원에서 하는 필러시술 가격이 저렴해지고 국민들의 의식도 개선되면서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이다.

병원에서 의사에게 허가받은 필러를 시술 받았는데 왜 부작용이 생기는 것일까? 필러시술의 부작용에는 붓기, 통증, 멍, 혈관확장 등 간단한 것에서부터 피부괴사, 실명, 마비 등의 심각한 부작용까지 다양하다. 붓기나 멍, 통증, 일시적인 혈관확장 등은 수일 내지 수 주 내에 호전되고 특별한 치료를 요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문제가 되는 사례는 이렇다. 매우 드물게 필러가 혈관내로 주입돼 직접 혈관을 막거나, 혈관 주변에 주입돼 혈관을 압박해서 혈액공급을 막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빨리 발견해 조치해주면 큰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너무 늦게 발견하면 피부괴사, 실명, 마비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심각한 필러 부작용은 필러 자체의 문제보다는 시술자의 숙련도, 부주의, 환자의 해부학적 변이에 의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심각한 필러의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시술 시에 환자의 혈관내로 필러가 주입되지 않도록 필러를 바늘이 아닌 일종의 얇은 관인 캐뉼러(cannula)를 이용해 주입하는 것이 좋다. 히알루론산 재질의 필러는 만약에 필러가 잘못 시술됐을 때 바로 녹일 수 있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환자들은 필러 시술 후 통증이 심하거나 피부가 갑자기 창백해지는 등 변화가 있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요즈음 필러 공포에 편승해 필러를 대신할 다른 시술을 선전하고 권하는 병원도 있다. 이들 시술 중에는 아직 연구가 충분히 되어있지 있거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방법들도 있다. 필러 부작용을 피하려다가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큰 주의를 요한다.

무조건적인 맹신도 문제지만 불확실한 공포 또한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좋은 재료로 원칙을 지켜서 안전하게 시술한다면 그 어떤 것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시술이 필러 시술이다.

세상에 부작용이 없는 시술은 없다. 이 시술이 내게 꼭 필요한지 신중하게 결정하고 주의사항을 숙지하는 것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글·권병소 엔비유성형외과피부과 대표원장(대한비만체형학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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