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위스키 수입업체인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잇단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첫 적자 전환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거둔데다 20여 일이 넘은 노조의 파업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 비하 발언 논란에 "이미 사과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노동조합은 13일 서울 서초동 페르노리카 코리아 사옥 앞에서 총파업을 이어갔다. 지난달 21일 이후 23일째 파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노조는 8% 임금인상을 주장한 반면 사측은 1.5% 인상안을 내놨고 이후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 파업에까지 이르렀다.
노조는 장 마누엘 사장이 막말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멍청한 한국인'이란 표현까지 나왔다. 노조는 CEO가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언행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총체적 무능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우선 지난주부터 노사간 해결책을 찾기 위한 대화가 재개됐다"며 "막말 논란의 경우도 개인간 문제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측면이 있다. 또 대표가 직접 해당 직원에게 사과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4년간 800억원 이상 배당…'대주주 배만 불렸다' 논란
페르노리카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2014회계연도(2013년 7월~2014년 6월)에 총 22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지난해 80억원의 중간배당금을,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지난해 140억원을 대주주에게 지불했다.
하지만 이 기간 두 회사의 경영 성적표를 보면 이해가 안 되는 배당이었다. 같은 기간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매출액은 1247억원으로 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 대비 매출은 4.59%, 영업이익은 무려 73.61%나 쪼그라든 수치다. 특히 당기손익은 8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법인세 탈루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100억대 과징금을 부과 받은 영향이 크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역시 1675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233억원을 기록, 전기 대비 각각 13.48%, 35.46% 급감했다. 또한 5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두 회사는 2010년 이후 약 800억원이 넘는 배당금액을 대주주에게 안겼다. 지난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노조의 반발에도 희망퇴직을 받아 30명에 달하는 직원을 내보냈다. 또한 제품 가격을 5~10% 가량 인상했다. 이를 두고 직원들의 희생은 강요하면서 대주주 주머니는 채웠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배당은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에 취임했을 당시 장 마누엘 사장은 3년 안에 경쟁사인 디아지오코리아를 잡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장밋빛 청사진은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오히려 후퇴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외국인 경영자로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장 마누엘 사장은 지난해 10월 3년 연임에 성공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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