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평가단 파워랭킹>주부들의 입맛은 스타벅스, 가격은 좀더 내렸으면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5-03-05 10:28



2013년 발표된 보건복지부 국민건강통계를 보자. 우리나라 성인들은 일주일에 커피를 평균 12.2회 마신다. 하루에 거의 2잔을 마신다는 이야기다. 굳이 통계를 들출 필요가 없다. 주위를 둘러봐도 커피는 생활의 한부분이 된 지 오래다.

'스포츠조선 소비자인사이트(http://www.consumer-insight.co.kr) 주부평가단 파워랭킹' 네번째 이야기, 커피전문점 선호도를 물었다. 직장을 다니는 주부든, 전업주부든 한잔의 커피는 여유다. 다양한 메뉴에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과연 주부평가단은 어떤 입맛을 갖고 있을까. 또 커피전문점에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선호도 1위는 스타벅스

얼마전 한국소비자원이 커피전문점 커피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맛에서는 스타벅스가 1위를 차지했다. 가격에서는 이디야가 첫 손가락에 꼽혔다. 종합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70점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격에 대한 만족도는 2.81점이었다. 전체적으로 가격이 비싸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 조사대상인 7개 커피전문점 중 6개 업체가 커피값을 올렸다. 아메리카노 및 카페라떼 가격을 지난해보다 100원~400원 인상했다. 평균인상률은 아메리카노 6.7%, 카페라떼 6.6%였다. 생활과는 가까워지고, 가격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주부평가단의 입맛도 다르지 않았다. 104명 중 101명이 답을 했다. 특별히 커피전문점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3명이 빠졌다. 1위는 똑같이 스타벅스였다. 43명이 표를 던졌다. 이유는 역시 맛이었다. "향과 진한 커피맛이 좋다", "맛이 가장 무난하다", "담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접근 용이성'과 '익숙함'을 든 주부도 많았다.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고 맛에 익숙해져 있다"는 반응이었다. 이밖에 "브랜드 이미지가 믿을만 하다", "분위기가 좋다"는 등의 답이 있었다.

2위는 이디야였다. 25명이 손을 들었다. 소비자원의 조사와 마찬가지로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었다. 대부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주부들이 그나마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고들 했다. "타 업체의 터무니없는 가격보다 조금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적어도 그 회사의 '봉'이 된 것 같은 기분이 조금 줄어든다"며 뼈있는 한마디를 던진 평가단도 있었다. 그렇다고 맛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많은 주부들이 "가격 대비해서 맛이 괜찮고, 이미지가 깨끗하다"고 평가했다.

3위에는 엔제리너스가 올랐다. 13명이 택했다. "생크림이 맛있다", "커피맛이 부드럽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상호명이 따뜻해서"라는 감성적인 답도 있었다.


이밖에 카페베네(9명), 파스쿠찌(6명), 탐앤탐스(3명), 할리스(2명)가 그 뒤를 이었다.

주부평가단의 질문, "왜 이리 비싸요?"

이번에는 주부평가단이 직접 스타벅스에 질문을 던졌다. 불만과 바라고 싶은 점 등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첫번째 질문은 역시 가격이었다. "다들 가격대가 비싸다는 말을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가격이 비싸다는데 왜 그런가. 이같은 불만에 대해 개선책을 고려하고 있는지"라고 물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355㎖)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은 4100원이었다. 다른 나라보다 비쌌다. 프랑스가 4023원, 중국은 3679원, 일본은 3633원, 네덜란드는 3614원이었다. 미국은 가장 저렴한 2477원이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측은 "스타벅스의 가격은 경쟁적 측면과 기반시설 투자, 인건비, 각종 원부재료 비용 (커피, 원유, 유제품, 에너지 등), 환율, 임차료를 포함한 현지 시장의 비용 및 기타 사업 비용을 기반으로 결정된다"며 "각 스타벅스 시장은 차별화되어 있고 다른 운영비용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 시장의 가격을 기준으로 다른 시장에 대한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미국과 한국의 경우, 미국은 테이크아웃 중심의 좁은 매장의 비율이 한국보다 높으며, 한국은 유동 인구가 많은 대형 상권을 중심으로 좌식 문화에 맞춘 넓은 매장이 많아 인테리어 비용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은 2007년 이후 7년간 46.4%가 올랐다. 주부평가단으로서는 여전히 불만스러울 수 밖에 없는 문제다.

이어 "숏사이즈가 매장에서 아무리 찾아도 눈에 안 띈다. 메뉴판에 저렴한 메뉴보다는 비싼 메뉴 위주로 적어놓아서 모르는 소비자들은 그 메뉴판 안에서만 골라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숏사이즈 가격을 메뉴판에 명확히 밝히지 않아 최근 논란이 일었던 일을 문제삼았다. 스타벅스는 이 사태이후 관련 메뉴표기를 손질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측은 "스타벅스 메뉴보드에는 공간적인 제약으로 총 62종의 메뉴 중 가장 대표적인 28여종 만이 명기되어 있다. 특히 톨, 그란데, 벤티 사이즈와는 달리 숏 사이즈 음료는 아이스로 만드는 음료와 프라푸치노 및 티 형태 음료로는 제공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모든 종류의 음료 주문이 가능한 일반적인 사이즈인 톨 사이즈부터 메뉴보드에 명기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고객 편의를 위해 메뉴보드에 숏 사이즈 운영에 대한 안내를 좀 더 명확하고 식별 가능하게 하고 가격차이를 인지할 수 있게 조치했다"며 사과했다.

이번에는 "스타벅스 커피맛의 비결"에 대해 물었다. 스타벅스로서는 모처럼 반가운 질문이었다. 먼저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소비자인사이트 선호도 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자체 원두 구매팀이 커피 원산지를 직접 찾아가 최고급 아라비카 원두만을 엄선해, 공정무역, 유기농, C.A.F.E Practice 등 제3자 인증의 윤리구매 방식을 통해 국제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한다. 이 원두가 40년 이상의 전문적인 로스팅 기술과 철저한 품질 관리, 그리고 자체 양성한 7300여명의 숙련된 바리스타들의 뛰어난 지식과 열정을 통해 한 잔의 스타벅스 커피로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시애틀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중간 물류센터를 거치지 않고 직배송해 더욱 신선한 품질의 커피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특별한 동반자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이 덧붙여졌다.

한잔의 커피, 어쩐지 따뜻함이 느껴진다. 여유와 함께 진한 향이 코끝을 찌르는 듯 하다. 평가단의 질문에서 나타났듯, 주부들은 한잔의 여유를 부담없이 즐기고 싶어했다. 업체들이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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