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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홈플러스, '짝퉁' 나이키 운동화 판매하고 환불 불가?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5-01-29 10:05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가짜 상품 일명 '짝퉁'을 판매해 놓고는 보상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한 나이키 운동화가 짝퉁인 것이 최근 드러났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직접 판매한 게 아니라서 책임이 없고, 판매자인 납품업체가 짝퉁을 팔았기 때문에 해당 판매자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즉, 가짜 상품을 판매한 것도 모자라, 소비자의 환불 요구에 불응한 것. 도대체 홈플러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홈플러스 온라인 쇼핑몰에서 '짝퉁' 나이키 운동화 판매

한 소비자는 지난해 9월 홈플러스 온라인 쇼핑몰에서 10만3000원짜리 나이키 운동화를 구입했다. 유명한 대형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상품이라 당연히 진짜라 생각하고 운동화를 샀다.

그런데 운동화를 받고 보니, 명확하게 알 순 없지만 조잡한 나이키 엠블럼 디자인과 구석구석의 깔끔하지 못한 마감처리에 '진짜인가?'란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의 제품이라고 하기에는 품질이 현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는 운동화 구매 일주일 후 홈플러스 측에 공식적으로 '가짜인 것 같다'며 진품 여부를 문의했고, 홈플러스로부터 돌아온 건 '나이키 정품'이라는 대답이었다.

'정품'이라는 홈플러스 측의 답변에도 제품에 의문을 품은 소비자는 특허청에 나이키 운동화에 대한 정품 여부 확인을 의뢰했다. 이에 특허청은 해당 운동화의 1차 검증을 진행했고 '가짜일 확률이 높다'라고 결과를 전했다. 소비자는 더욱 확실한 대답을 듣기 위해, 특허청에 요청해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나이키 본사로 해당 제품을 보내 정품 여부를 문의했다. 이에 미국 나이키 본사는 지난달 '해당 운동화는 나이키가 만든 것이 아닌 가짜 제품'이라는 최종 감정 결과를 특허청에 전달했다. 결국 최종적으로 나이키 본사가 '짝퉁'이라고 검증을 해준 셈이다.

소비자는 당연히 특허청과 나이키 본사까지 검증해준 '짝퉁' 운동화를 환불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홈플러스는 소비자의 짝퉁 운동화 환불 요청을 거부했다. 홈플러스는 해당 짝퉁 나이키 운동화와 관련돼 '가짜 상품에 대한 책임은 납품업자에게 있다'라고 밝히며, 홈플러스에 책임이 없음을 강조했다. 홈플러스 온라인 쇼핑몰에서 나이키 운동화를 판매한 곳이 홈플러스 직영이 아니라 계약을 맺고 있는 운동화 전문 판매업체로 연결된 쇼핑몰에서 판매를 했기 때문이다. 1차적인 책임은 짝퉁을 판매한 납품업체에 있다는 논리다.

유통업체, 판매자가 '짝퉁' 팔아도 수수방관


홈플러스 온라인 쇼핑몰은 홈플러스가 직접 상품을 구입해 판매하는 직영과 판매업체와 계약을 맺어 판매하는 '오픈마켓'과 비슷한 특정매입의 형태로 운영된다. 이번 나이키 운동화 판매는 특정매입으로 홈플러스가 직접 판매한 건 아니고,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에서 결제를 진행한 건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홈플러스라는 대형 유통업체의 간판을 믿고 상품을 구입하지, 특정매입 형태란 판매방식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홈플러스가 자체 검증 절차를 거쳐 쇼핑몰에 입점 시킨 판매업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홈플러스 측은 "온라인 쇼핑몰은 오픈마켓처럼 많은 상품과 업체들이 들어와 있다 보니, 모든 걸 다 관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현재는 운동화 판매 업체도 가짜 제품인지 모르고 납품을 받은 과실인지, 알고 판매를 한 고의인지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당장은 해당 업체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쇼핑몰에서 모두 판매중지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 환불과 관련해선 "아직까지 환불이 진행된 상태는 아니지만 소비자의 요청을 적극적으로 듣고, 보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특정매입 업체들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홈플러스의 '짝퉁 나이키' 판매 소식은 온라인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되는 유명 브랜드 제품을 특허청과 브랜드 본사에서 명확하게 '짝퉁'이라고 검증해 준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이 오픈마켓이나 유명 유통업체에서 구입한 브랜드 제품들 중에 '짝퉁'으로 의심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온라인에는 제품 구입 후 '짝퉁' 여부를 묻는 글들이 넘쳐난다. 이런 문제에 대해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들은 판매업체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돌리는 행태를 반복해왔다. 판매업체와 제품에 대한 검증보다는 판매수수료에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짝퉁' 판매가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게 확인된 이상 이를 방관하는 유통업체에도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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