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부터 NH농협금융지주(이하 농협금융)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현정택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최근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 임명되면서 농협금융의 막강한 사외이사 인맥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임기 2년인 농협금융 사외이사의 관피아, 정피아 선호 현상은 2012년 농협금융 출범 당시부터 이어져 온 상황. 출범 후 박용석 전 대검찰청 차장,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 이장영 전 금감원 부원장,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이 농협금융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관료나 정치권 출신이 아닌 사외이사는 허과현 한국금융신문 편집국장이 유일했다.
농협금융 사회이사로 재직했던 인사들의 요직 진출도 눈에 띈다. 지난 2012년 농협금융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던 홍기택 전 중앙대 교수는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을 맡은 데 이어 다음 해 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임명됐다. 또 농협금융 출범 직후 사외이사로 선임됐던 이만우 전 고려대 교수는 2012년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이 됐다. 이어 지난해 배국환 전 차관은 인천시 정무부시장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이런 관피아 인사들의 겸직이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지난 2013년 현정택 수석의 영입 당시에는 무역위원장 겸직이 논란이 됐다.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한 조사와 판정을 하는 무역위원장으로서 농협은행에서 대출받는 기업과의 관계에서 이해가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기택 회장의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 선임 때에는 금융 분야를 관장하는 경제1분과 소속 위원으로서 금융권 사외이사를 유지하려 한다는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홍 회장은 농협금융 사외이사를 사퇴해야 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