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재벌 3·4세들은 대졸 신입사원들의 대리 승진보다도 빠르게 임원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들은 평균 28세에 입사해 31.5세에 임원으로 승진, 대졸 신입사원의 대리 승진 기간보다 1년이나 빨랐다. 또한 일반 직원이 20년 이상 걸려 1%도 못되는 확률로 임원 승진하는 반면 이들은 불과 3년여 만에 거의 100% 확률로 임원에 올랐다.
대졸 신입사원이 평균적으로 대리직급을 다는 데 걸리는 기간은 4년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사 하자마자 바로 임원이 되어 경영에 참여한 3·4세도 9명이나 됐다. 재계 3·4세의 3명 중 1명은 바로 임원으로 입사한 셈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자녀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은 각각 27세와 24세에 신세계와 조선호텔의 이사대우와 상무보로 경영에 참여했다. 정유경 부사장의 경우는 오너가 있는 30대 그룹 경영참여 3·4세 중 최연소로 별을 달았다.
김영대 대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정한 사장과 3남 김신한 사장도 30세와 31세에 계열사인 대성산업과 대성산업가스에 이사로 선임됐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장남 조원국 전무(임원승진 나이 32세)를 비롯해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3남 이해창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36), 이수영 OCI 회장 장남 이우현 사장(37) 등도 임원으로 바로 입사한 경우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과 삼남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도 입사 후 1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2002년 7월 부장으로 입사해 2.5년 만인 2005년 1월에 임원 승진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도 임원 승진 기간이 2.2년에 불과했고, 이우정 넥솔론 대표는 2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조양호 한진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3.4년으로 3~4세 평균보다 빠르게 임원이 됐다.
'땅콩 회항' 논란의 당사자인 조현아 부사장은 1999년 사원으로 입사해 6.5년 뒤인 2005년 말 상무보로 승진했다. 이후 4년 뒤 전무가 됐고, 2013년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복수하겠다'는 메시지로 비난을 산 조양호 회장의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도 2007년 입사 후 3.9년 만에 임원에 올랐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차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3.6년)과 조현범 사장(3.8년)은 3~4세 평균보다는 길었지만 대졸 사원이 통상 대리 직급을 다는데 걸리는 4년여 기간보다는 빨리 임원이 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4.5년)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상무(4.1년)는 4년이 갓 넘었다.
이에 비해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 장남인 박정원 회장은 입사 후 임원까지의 기간이 10년으로 가장 길었고,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상무(9.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9.4년)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9년),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9년)이 긴 축에 속했다.
이어 구본무 LG 회장의 장자인 구광모 상무가 8.3년이었고,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장남 정의선 부회장(5.8년),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 정기선 상무(5.8년),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5.7년),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상무(5년) 순으로 오래 걸렸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