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하지만 겨울은 여름과 달리 몸의 기운이 안으로 응집되고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몸도 마음도 위축되기 쉬운 계절이다. 이런 계절적 특성 때문에 아이가 겨울 방학 동안에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어질 수 있다. 하지만 겨울나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겨울 동안의 질병 예방과 봄철 아이 성장이 좌우된다. 면역력을 키우고 성장의 밑거름을 다지는 겨울방학 생활 요령은 무엇일까.
정현진 광명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봄은 성장의 계절로, 봄에 아이가 성장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려면 겨울을 잘 보내야 한다. 겨울동안 아이가 감기나 비염, 장염 등 잔병치레를 하게 되면 성장을 위해 다져두어야 할 기운이 병을 치료하는 데 쓰이게 된다"고 말한다. 특히 장염은 아이가 입맛을 잃고 식욕부진을 겪다가 봄철 성장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잉 난방 줄이고 가습하기, 개인위생도 잘 지켜야
약간 서늘한 듯 실내 온도는 18~20℃, 습도는 55% 내외로 유지한다. 대신 양말이나 옷 등을 제대로 챙겨 입히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기온이 뚝 떨어지는 밤이나, 스스로 움직여 열을 내기 어려운 어린 영아가 있다면 20~22℃도 좋다. 환기는 1~2시간에 1회씩 5~10분 정도 한다. 외출 때 마스크 하기, 외출 다녀온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한다.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으로 소아비만 조심
겨울에는 몸의 기운이 안으로 응집되기 때문에 신체활동은 부족하고 영양만 과잉되면 아이가 살이 찌기 쉽다. 겨울동안 성장의 밑거름을 다져두려면 소아비만을 경계해야 한다. 정현진 원장은 "소아비만이 되면 성장호르몬 대신 성호르몬 분비가 원활해지면서 아이가 제 키만큼 못 크고 성장이 일찍 멈출 수 있다"고 말한다.
겨울방학에는 아이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피자나 치킨, 자장면 등 배달 음식을 자주 먹게 된다. 이런 식습관은 비만의 원인이기도 하다. 엄마가 만든 따뜻한 밥과 국, 아이가 좋아하는 몇 가지 반찬 등으로 식사를 챙겨주며 제철 과일이나 떡, 한방차 등의 간식을 하루 1~2차례 주는 정도가 적당하다. 춥다고 아이가 밖에서의 신체활동 대신 실내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학습을 하며 보내는 경우도 많다. 평소 바람이 없고 햇살이 좋은 시간을 골라 산책이나 체조, 줄넘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끔은 눈썰매장으로 놀러가서 아이가 기운을 마음껏 발산하는 것은 물론 겨울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도 좋다.
-잔병치레 많은 아이, 겨울 보약으로 기력 북돋워라
하지만 워낙 허약 체질이라서 겨울방학 내내 골골 대는 아이, 손발이 차거나 속이 냉해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라면 몸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력을 보하는 겨울 보약도 생각해본다. 특히 손발이 차면서 소화기 계통의 허약한 아이들은 자주 배가 아프다거나, 밥을 먹고 화장실로 달려가는 일이 많거나, 얼굴에 윤기가 없고 누런빛이 돌면서 입 냄새가 심하고, 손은 물론이고 발 또한 찬 편이다. 구역질을 곧잘 하고 먹어도 체중이 잘 늘지 않거나 겨울이면 바이러스 장염이나 만성 장염에도 쉽게 걸린다. 소화기 계통의 차면 소화나 배설, 흡수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체력도 약한 편이고 키도 잘 자라지도 않는다. 한방에서는 기력 강화와 속이 냉한 체질 개선을 위해 기혈 순환을 돕고 몸에 따뜻한 기운을 북돋우는 약재를 처방한다. 소화기를 튼튼히 해주고 따뜻하게 해주는 약재들을 꾸준히 복용하면 만성적인 식욕부진, 성장부진 등을 효과적으로 치료해 줄 수 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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