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자동차 브랜드샵들의 변신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4-12-22 15:12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의 쇼룸이 진화했다.

브랜드의 우수함을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자가 브랜드의 뮤지엄, 신개념의 자동차 쇼룸, 가족테마공원 등 다양한 체험관으로 만들고 있다.

이탈리아 모데나의 페라리 뮤지엄, 태국 방콕의 오토스텔라 쇼룸, 브라질의 포르쉐 유로바이크 쇼룸, 싱가포르의 아우디 센터, 영국 런던의 BMW 파빌리옹 등이 그 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최초로 이런 브랜드체험관을 만들었다. 수많은 수입자 쇼룸이 즐비한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의 도산사거리 모퉁이에 올해 5월 문을 연 '현대모터스튜디오'다. 자동차 전시판매를 내세우지 않고, 자동차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전면에 내세운 국내최초의 자동차 예술공간이다.

여기에서 지난 12월 11일 문을 연 새 전시 '움직임의 원리2'(Principles of Motion Study 1)>가 화제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작가그룹 UVA(United Visual Artists)가 이 공간에 맞춰 만든 새 작품이다.

UVA는 런던을 기반으로 전세계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하는 아티스트 그룹이다. 미술, 음악, 건축, 컴퓨터 디자인, IT 기술, 조명설계 등 다양한 전공을 배경으로 한 15명의 멤버가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 건축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을 한다.

지난 2003년 런던에서 매튜 클라크(Matthew Cark), 크리스 버드(Chris Bird), 애쉬 네루(Ash Nehru) 세 사람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이후 점점 더 다양한 다방면의 전문가들을 끌어들였다.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재료를 작품에 사용해 미술의 방향을 한층 더 열어주기 위해서다.


이 작가들이 현대모터스튜디오의 전시 의뢰를 받고 한국 곳곳을 여행했다. 그리고 여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추상적 영상을 만들었다.

그 결과 나온 뉴미디어 작품 '움직임의 원리2'는 원형 조형물 5개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고 그 위에 대형 미디어 월(Wall)을 통해 영상물이 상영되는 작품이다. 작품 뒤로는 벽 전체를 차지하는 유리창을 통해 도산대로의 바쁜 도시풍경이 보인다. 건물 밖에서도 작품을 훤히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작품이 설치된 건물, 건물이 위치한 거리, 그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모두 하나의 작품으로 어우러지고 있다.

UVA 작가들은 "차를 운전하는 것은 움직임과 패턴과 리듬이 운전자의 무의식 속에서 합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패턴과 리듬을 통해 '운전'의 경험을 재해석했다고도 볼 수 있다. 제목 그대로 '움직임'을 우리의 눈이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대한 작가들의 연구결과다.

이번 작품은 현대적, 도시적인 UVA 작품 특징을 잘 보여주면서, 현대차의 방향성인 '모던 프리미엄'도 느끼게 해준다. 현대모터스튜디오라는 공간에 딱 맞는 '장소특수적'인 현대미술 작품인 것이다.

UVA는 런던, 바르셀로나, 베이징, 홍콩, 호루 멜번, 뉴욕, 파리, 상파울루, 생페테르부르크, 도쿄, 타이페이 등 세계 곳곳에서 전시를 해왔다. 한국에서 개인전은 현대모터스튜디오 전시가 처음이다.

국내에는 자동차 쇼룸에 커피숍이나 라운지를 겸비한 곳은 많지만, 현대모터스튜디오처럼 이렇게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별도의 전시 공간을 따로 두고 직접 전시를 기획하는 곳은 별로 없다. 현대모터스튜디오는 자동차의 다양한 소재와 재질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전시장이자 현대미술을 기획전시하고 후원하는 예술공간이라는 점에서 해외의 다른 자동차 브랜드샵들과 차별된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전시 중인 UVA의 작품 '움직임의 원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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