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전부터 논란이 많았던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가 다시 안전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메인수조에서 물이 새 보수공사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그러나 심각하지 않다는 롯데월드 측의 판단과는 다르게 이번 문제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 그동안 제2롯데월드는 끊임없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개장 전, 제2롯데월드 인근에서 싱크홀(지반침하)이 여럿 발견되면서 구조적 안전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정부와 서울시, 국회까지 나서 제2롯데월드 안전 문제를 점검했다. 국회 국민안전혁신특별위원회는 직접 현장점검을 진행하며 롯데월드 측에 특별히 안전에 더 많은 신경을 써줄 것을 주문했다. 이 외에도 제2롯데월드 바로 옆에 있는 석촌호수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는 현상도 발생했다. 제2롯데월드 공사로 석촌호수 수위도 낮아지고, 이 지역 지하수가 유실돼 지반이 약화돼 인근 이면도로가 조금씩 주저앉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런 문제 등으로 제2롯데월드는 당초 예정일보다 늦게 조건부 개장을 할 수 있었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3일엔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관 8층 천장 구조물에서 50㎝ 크기의 균열이 발견됐다. 이 균열은 에비뉴엘관 중앙홀에 천장처럼 설치된 보(수직 기둥에 붙은 수평 구조물)에서 발생한 것으로 롯데월드 측은 구조물인 콘크리트가 아니라 철골을 감싸고 있는 내화보드의 이음매 부분에 생긴 것이라 건물 안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시민은 식당가가 있는 6층 바닥에 금이 가 있는 사진을 온라인에 올려 제2롯데월드에 대한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롯데월드 측은 식당가를 1930~1980년대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꾸민 디자인 적 측면일 뿐 구조적 균열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개장 후 인사사고도 생겼다. 지난 10월 30일엔 롯데월드몰 1층 실내에 있던 협력업체 직원이 알루미늄 낙하물에 머리를 맞아, 병원에 실려가 머리를 꿰매는 일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2롯데월드 측이 너무 안일하게 안전 문제를 대처하는 것아니냐는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아쿠아리움 수조 균열이란 심각한 사안을 외부엔 숨기고, 시민들에겐 '환경 개선 작업 중', '청소 중' 등의 차단막을 치고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앞에선 '청소중'이라고 전하면서, 뒤에선 잠수부까지 동원해 실리콘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아쿠아리움에 물이 새고 있는 것을 촬영하는 기자를 제2롯데월드 측 관계자가 막아서는 행동을 취해 더욱 빈축을 샀다.
게다가 아쿠아리움 바로 밑에 변전소가 위치하고 있다. 만약 수조에서 더 큰 균열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더욱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 더욱 확실한 안전 조치와 대책이 필요한데 제2롯데월드 측이 시민들의 눈만 가리려고 안일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보수 공사를 진행한 롯데건설 측은 "시공사인 레이놀즈에 따르면 아쿠아리움 초기 미세한 누수현상은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구조적인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측은 "보수 공사는 모두 끝냈고, 실리콘이 마르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선은 문제 지역 관람만 통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