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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시중은행 CD금리 담합혐의 증거 다수 확보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4-10-20 15:22


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들의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담합혐의에 대해 조만간 칼을 빼들 것으로 보인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20일 공정위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시중은행들의 CD금리 답합 여부에 대한 조사와 관련, "증거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처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이날 의원들이 시중은행의 CD금리 담합조사 진행상황을 묻자 이 같이 답변했다.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CD금리를 담합해 왔다는 의혹을 받아왔으며, 공정위는 2년 전부터 이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와는 별도로 민간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에선 지난해 7월 CD금리 담합으로 피해를 입은 205명을 규합해 금융감독원에 국민검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CD금리는 금융기관의 대출 시 기준으로 삼는 금리로, 금융소비자원은 시중은행들의 CD금리 담합으로 CD연동 대출자들이 연간 1조 6000억원 가량의 금리를 더 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노대래 위원장은 아울러 상당수 기업들이 불공정행위를 자진 신고하는데도 공정위가 재판에서 패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과 관련, "증거 확보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송대응에 역점을 두겠다"고 답변했다. 공정위가 이날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달까지 공정위가 법원에서 패소한 사건은 25건이며 이에 따라 원고(기업)에게 돌려준 과징금은 1097억원에 달했다.

공정위가 돌려준 과징금의 상당수(703억원)는 지난 7월 생명보험사들과 관련한 대법원 확정 판결의 결과다. 대법원은 한화생명보험 등 9개 생보사가 과징금 납부와 시정조치 명령을 취소해달라며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정위는 생보사들이 2001∼2006년 개인보험상품 적립금의 이자율을 담합해온 사실을 적발해 지난 2011년 3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4개사에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노 위원장은 이어 "대형 유통업체, 가맹본부, 대리점 본사의 거래상지위 남용 등 횡포를 차단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경기회복 지연을 틈타 나타날 수 있는 대금지급 지연, 단가인하, 기술유용 등 고질적인 불공정행위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기업의 우월적 지위 남용, 관계사 부당지원 등에 대해 현장 직권조사를 실시했다며, 법 위반 혐의를 정리하는 대로 시정조치하겠다고 노 위원장은 전했다.

한편 공정위가 공정위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가 올해 들어 불공정행위를 자진신고(리니언시)한 기업에게 감면해준 과징금은 169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법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자진신고하거나 증거제공 등의 방법으로 당국의 조사에 협조한 기업에 대해 과징금을 줄이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감면한 금액은 5개 자동차계량장치 제조·판매 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사건이 511억원으로 가장 많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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