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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한체대 출신들, 수도권 부활 이끈다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4-04-03 09:30


겨울잠에 빠졌던 수도권 선수들이 힘찬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한때 경륜황제였던 조호성이 버티고 있던 수도권은 철옹성이지다. 이후 이욱동과 인치완이 세력을 이어가는 듯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잦은 부상까지 겹쳐 종합병원으로 불리며, ㄱㄹ국 뒷방 신세로 전락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체육대학 출신들이 주축이 되면서 명가재건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 맏형인 김영섭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한때 조호성과 함께 수도권 황금기를 이끌었던 김영섭은 젊은 선수들과 경쟁에서 밀렸지만 경주 운영으로 극복하면서 SS급에서 한번도 강급되지 않는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두 번의 낙차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서두른 복귀가 오히려 독이 되었고,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정신력이 강한 김영섭은 지난 2월 22일 초주에 유독 약했던 단점을 극복하며 집중력 발휘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연승 포함 4연속 입상에 성공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전성기 기량 회복은 시간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인치환의 급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정신적인 멘토였던 그는 테크닉과 정신력에서 현역 최고로 꼽힌다.

2009년 그랑프리 이후 내리막을 걸었던 이욱동도 절치부심 끝에 도약하고 있다. 데뷔이후 급성장하면서 차지한 그랑프리 우승이 오히려 그에게 큰 짐이 됐다. 잘해야된다는 강박관념 탓에 경주를 망쳤고, 잦은 부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급급했다.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착실하게 내실을 다지면서 수도권 부활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첫 경주 우승을 시작으로 4승 포함 5연속 입상하는 저력을 보였다.

전법을 바꾼 양희천도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잦은 부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지만, 전법 변화를 시도하면서 도약의 날개를 달았다. 매 분기마다 낙차를 당하면서 낙차전문선수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녔지만 착실하게 동계훈련을 하면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후미권 공략이 아닌 주도하는 작전 위주로 경주를 펼치면서 자신의 장점을 살려나갔다. 지난회차 11초 초반대의 선행시속을 보이면서 강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얼마전 3연속 입상에 성공하면서 올해 첫 승을 신고했고, 지난 회차 결승전에서 3착까지 진입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은 모두 서울체고와 한체대 출신으로 국가대표 선후배들이다. 부상으로 인해 고전을 했지만 같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어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경기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경륜왕의 권승철 전문위원은 "전통적으로 수도권은 한체대 선수들이 살아나야 전체적으로 힘을 받고 있다"며 "물론 개별 선수들의 기량을 무시할 수 없지만 한체대 출신 선수들에 의해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고 분석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김영섭 ◇이욱동


김영섭

이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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