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갑의 횡포'를 저지르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SI 업체는 계약 서면을 작성하지 않은 상태로 관행적으로 수급사업자에게 구두로 작업 지시를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또 일부 업체는 하도급계약 내용이나 대금도 기재되지 않은 형식적인 계약서를 교부하거나 서면 계약서를 목적물 납품 후 발급하는 등의 사례도 드러났다.
현대오토에버는 17개 수급 사업자에게 '현대제철 당진 LLC PLC시스템 교체' 등 21건을 지명경쟁입찰에 의해 발주하면서,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20만원에서 최대 1100만원 더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다.
아울러 한화에스앤씨와 아시아나아이디티는 수급 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면서 법정지급기일 보다 지연해 지급한데다 그에 따른 지연이자도 지급하지 않았다. 이들업체는 공정위가 조사를 벌이자 위반 금액을 수급 사업자에게 뒤늦게 지급했다.
이밖에 에스케이씨앤씨는 12개 수급 사업자에게 SW시스템 개발·구축 및 운영·유지보수를 위탁하면서 위탁한 과업내용 및 물량에 변동이 없었음에도 정당한 사유없이 하도급 대금을 감액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동안 시스템 통합 업종의 하도급 거래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서면미발급, 부당 단가인하, 대금지연지급 등 고질적인 불공정 하도급 거래행위를 적발해 제재한 데에 의의가 있다"며 "원청업체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수급 사업자에게 행하는 불공정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