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공원 경주로의 숨어있는 과학 이야기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3-12-12 09:31


경마경기에서 경주마들이 직접 밟고 내달려야 하는 경주로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는 천연잔디주로, 다트주로, 모래주로, 우드칩주로 그리고 인조주로가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3곳 경마장 모두 모래주로를 사용하고 있다.

경주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경주로는 외부에서 볼 때 그냥 단순하게 모래가 깔린 백사장과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경주로는 배수의 문제를 고려해 철저하게 만들어진 인공적인 땅으로 봐야 한다.

경주로의 가장 밑바닥은 지름이 4㎝이하의 부순 돌을 25㎝ 가량 깔게 된다. 이 층은 경주로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쇄석보조기층'이라고 한다. 그 윗 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쇄석기층'은 2.5㎝ 이하의 부순 돌로 구성되며 높이 10㎝ 가량이다. 그런 다음 화강암질 풍화토를 15㎝ 가량(마사토) 덮은 후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굵은 모래를 7㎝ 정도 덮는다. 이를 '쿠션 모래층'이라 하며 이 층들의 합은 정확하게 57㎝이다. 이렇게 경주로를 조성하는 이유는 비가 많이 오더라도 물이 원활하게 빠져나가고 시속 60㎞를 넘나드는 속도로 질주하는 경주마들의 안전을 위해서다.

경주로는 절대로 평평하지 않다!

경주로는 구간별로 높낮이 차이가 나지만, 웬만해선 차이를 구별해내기 쉽지 않다.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의 높이는 ±1m 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결승점이 높이 만들어진 까닭에 경주마들은 경주 막판 언덕길을 오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느끼게 된다. 이는 경주 막판이 내리막이거나 평지일 경우 계속되는 가속도에 따른 사고가 빈번할 것을 대비한 이유가 크다.

경주로는 높낮이 차이뿐만 아니라 안쪽부터 바깥쪽에 이르기까지 일정하게 기울여져 있다. 빗물의 빠른 배수와 더불어 원심력이 작용하는 코너에서 원심력을 상쇄해 말들이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경주로의 함수율, 승패 추측에 중요한 요인

경주로의 컨디션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는 바로 '경주로 함수율'이다. 경주로의 모래가 머금고 있는 물의 정도를 뜻한다. 함수율은 경마경기에서 우승마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에 경마공원에서는 경주로의 함수율을 수시로 체크해서 홈페이지와 전광판을 통해 고객들에게 공지한다. 보통 경주로의 함수율이 높을수록 선행마(앞서 달리는 기질의 말)가 유리하고, 함수율이 적을수록 추입마(경주 막판 역전을 즐기는 말)가 유리하다는 속설이 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경주로 정지작업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