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이 분석한 쇼핑 트렌드는 '메두사'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12-05 13:37


온라인 마켓 옥션이 올해 쇼핑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메두사'라는 단어로 집약했다.



올해 소비자들은 오랜 불황으로 인한 소비 위축 상황에서 어떤 상품에 주목했을까?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이 뱀띠 해인 2013년 쇼핑을 주도한 히트상품과 트렌드를 분석해 '메두사(MEDUSA)'를 유통 키워드로 선정했다.

모바일 시장의 양적 팽창(Mobile shopping), 국산 신선식품 중심의 먹거리 소비(Engel coefficient), 불황형 저가 실속상품(Depression), 초니치족(Ultra-niche), 이슈 동조화(Synchronization)를 비롯해 모바일 특가, 추천 등 알리미 서비스(Alarm)가 서브 트렌드로 제시됐다.

Mobile shopping = 모바일 쇼핑 시장 급성장

올해 온라인 쇼핑 업계의 최대 화두는 모바일 쇼핑이었다. 국내 모바일 쇼핑 이용자가 15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강력한 쇼핑 채널로 등극했다. 옥션 모바일 쇼핑에서는 물티슈가 판매 건수 1위 상품군일 정도로 반복 구매가 잦은 식품-생활용품의 모바일 쇼핑 비중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모바일 쇼핑족의 구매 패턴을 반영해 옥션은 지난 10월부터 고객 관심사를 등록해 놓으면 상품을 자동으로 추천해 주는 '마이스타일'과 반복 구매 상품추천 서비스를 모바일 플랫폼에 선보였다. 개인화 서비스를 도입한 결과 옥션 모바일 쇼핑 매출은 전체의 20%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Engel coefficient = 신선식품-1인가구 겨냥 식품 인기

일본발 방사능 공포와 가을 풍작에 따른 가격 폭락이 국산 신선식품 수요를 견인했다. 배추-고춧가루 가격이 떨어지고 셀프 김장족이 늘면서 11월에만 절임배추가 전년대비 54%나 늘어난 7만박스 이상 판매됐다. 일본 방사능 피해가 커지면서 수산물 소비는 15% 감소했으나, 조미김은 일본 수출이 줄어든 대신 국내 유통 물량이 크게 늘면서 작년 대비 70% 이상 늘었다. 명절이 낀 9월에만 15만세트나 팔렸다. 비교적 높은 엥겔지수를 보이는 1인 가구의 식품 소비도 꾸준히 늘면서 1인 즉석국(탕)은 무려 50만개가 팔려나갔다.

Depression = 베이직웨어-뽁뽁이 등 실속형 제품 인기


경기 불황으로 저가 기본 디자인 의류와 저가형 에너지 절약 상품 인기가 지속됐다. 묶음 판매되는 값싼 양말이 하루 1000개 이상 판매된 날도 있었고, 여름에는 5000원대의 냉장고 바지가 19만장이나 팔려나가며 CNN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해 옥션은 동대문-성수동-부산 등지의 보세의류 전문 업체들이 선보이는 기본 디자인 의류를 모은 '베이직웨어' 코너를 10월 신설했다. 오픈 후 한 달간 레깅스(2만장), 브라탑-발열내의 등 이너웨어(2만장), 1만원 이하의 후리스(fleece) 재킷(1만장) 등의 기본 의류가 인기를 얻었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난방비를 아낄 수 있는 단열용 에어캡(일명 뽁뽁이)이 각광받았다. 기습한파가 몰아 닥친 11월에는 뽁뽁이가 무려 1억원어치나 판매된 날도 있었다.

Ultra niche = 초니치(개성 살리는 고급상품)

규모가 협소하지만 타겟이 뚜렷한 틈새시장을 겨냥한 고급 제품도 인기를 얻었다. 올겨울 유통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고가 패딩이 대표적인 초니치 상품이다. 11월 들어 평균 가격 100만원이 넘는 캐나다구스(1000장), 몽클레어(300장), 파라점퍼스(500장) 등이 행사를 통해 팔려나갔다. 블루투스 스피커(10만대), 빔프로젝터(8000대)는 음악이나 영화를 야외에서 즐기려는 캠핑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고가 뷰티상품의 인기가 높았다. 향이 강한 퍼퓸샴푸,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아르간 오일, 선크림-기초화장품을 쿠션에 흡수시켜 간편 화장이 가능한 쿠션팩트 등이 인기를 끌었다.

Synchronization =이슈 동조화 관련상품 품귀현상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일으킨 각종 이슈가 유통가에 큰 영향을 준 한 해였다. 출연자들이 대만여행을 떠난 '꽃보다 할배' 방송 영향으로 대만 여행상품은 2012년에 비해 무려 40배 늘어난 2000여개가 팔려나갔다. '아빠 어디가'에서 선보인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비롯, '골빔면(골뱅이무침+비빔면)' 등의 인기로 짜장-비빔라면은 18만개나 팔려나갔다. '진짜사나이' 인기로 군 제대자들의 향수를 자극한 '전투식량'도 2만5000개나 팔려나갔다. 그 이외에도 건빵 판매량이 일시 급증했고 군대식 햄버거인 '군대리아'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상품이 온라인 쇼핑에 등장하기도 했다.

Alarm = 알리미 서비스

검색을 통한 목적 구매가 많은 오픈마켓에서도 모바일 쇼핑 확산에 따라 타임세일 특가, 개인화 맞춤형 추천 등 '알리미' 서비스가 확산됐다. 옥션은 '올킬 AMPM'등 초특가 타임세일과 개인별 맞춤추천 서비스를 통해 여름 장마기간 동안 제습기(10만여대), 봄 황사철 기간에는 이중구조 카매트(8만여개), 게임기 본체 및 게임 타이틀(6만개) 등의 히트상품을 발굴했다.

이 밖에 운전자 필수품 블랙박스와 카메라의 세대교체를 이룬 미러리스 카메라, 캠핑문화 확산으로 여름철 구매가 폭증한 원터치 텐트, 싱글족들이 선호하는 24형 LED TV모니터 등도 히트상품 반열에 올랐다.

이번 유통트렌드는 옥션에서 올 1월 1일~11월 30일까지 판매된 상품 중 판매량-판매금액-전년대비 판매성장율이 높은 상품을 선정하고 옥션 카테고리매니저(CM)의 트렌드 분석을 종합한 결과다.

김용회 옥션 총괄본부장은 "유통 트렌드로는 저렴한 실속 상품의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개성적인 고가 제품을 사는 트레이딩 업(trading up) 소비문화도 엿보인 한 해였다"며 "모바일 쇼핑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올해에는 특가 딜 등 가격 할인을 핵심으로 하는 행사가 많았다면 내년부터는 좀더 정교하고 다양한 상품 추천을 모바일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제공해야 모바일 쇼핑 트렌드를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