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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국내은행 해외점포 수익성 갈수록 악화, 그 이유는?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3-11-25 15:06


국민은행의 일부 해외영업점이 최근 잇따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도쿄지점은 1700억원대의 부당 대출 의혹에 휩싸였고, 지분 41.9%를 보유한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 은행의 부실화, 베이징 법인의 법인장 조기 교체 파동 등으로 국민은행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다른 은행들의 해외영업점들에선 과연 이같은 일이 없는 것인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고, 국민은행의 사례를 보면서 국내은행들의 해외진출에 따른 수익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의 해외 영업망에 따른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9월말 현재 국내은행들은 33개국에 148개 해외영업점(지점 62개, 현지법인 41개, 사무소 45개)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142개) 대비 총 6개의 영업점이 증가했으며, 정부의 해외진출 장려로 외형은 점차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은행별로는 외환은행이 30개로 가장 많은 해외 점포를 보유하고 있고 우리은행 24개, 신한 및 산업은행 20개, 수출입은행 19개, 국민은행 11개, 하나은행 9개, 기업은행 8개 순이다.

그런데 이들 해외영업점의 2013년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2억827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4790만달러(14.%) 줄어들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11년 7억2200만달러이던 해외영업점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에는 6억3600만달러로 감소했고, 올해 역시 상반기 추세를 감안할 때 지난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해외에 진출한 국내은행 영업점들의 대출금 총액은 6월말 현재 311억90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보다 6.3% 증가했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와 같이 부실대출이 증가했을 수도 있기에 금융당국의 보다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실채권 비율도 1.2%로 전년말(0.9%)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에선 국내은행 해외영엄점의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국제금리의 지속적 하락을 꼽고 있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이 주원인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의 은행 담당 관계자는 "국내은행들이 해외에 진출해 돈을 버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치밀한 현지화 전략 없이 무작정 진출하는데만 무게를 둘 경우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의 CEO가 대부분 낙하산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해외영업 노하우를 잘 몰라 효과적인 통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낙하산 CEO 아래에선 업무체계가 국내보다 복잡한 해외영업점에서 그만큼 사고가 날 확률도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내은행 해외영업점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현지화 지표를 발표하고 있기도 하다. 해외에서도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교포나 국내기업들만을 상대로 영업을 하지말고 현지인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한 지표다.

현지화 지표의 평가 세부항목에는 현지고객 비율과 현지직원비율, 현지예수금비율, 현지자금운용 비율 등이 사용된다. 은행별로 최고등급인 1등급에서 최하위인 5등급까지 발표되고 있는 상황.


이번 금융감독원의 평가에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은 현지화 지표 평가에서 2등급을 받았다. 이에 비해 외환은행과 국민은행, 기업은행은 나란히 3등급을 받아 현지화가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해외점포가 30개로 국내은행 중 가장 많고 전통적으로 해외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난 외환은행이 현지화 경젱에선 뒤처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외환은행은 세부항목별로 현지고객비율과 현지자금 운용비율이 각각 4등급으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향후 해외점포를 현지에서 직접 감독하고 있는 주재국 감독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은행 본점이 해외점포 관련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감시·통제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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