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울리는 '통풍', 엄지발가락에 주목하라

▲ 환자 10명 중 9명이 남성이며, 전체 환자의 48%가 40~50대인 '중년 남성의 질환'

▲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관절이 갑자기 빨갛게 부어 오르게 되며, 통증의 마왕으로 불릴 만큼 '극심한 통증'이 특징

▲ 비만인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여 '황제병', '귀족병'으로도 불림

▲ 관절이 아파도 정형외과가 아닌 '류마티스 내과'에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

이는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痛風)'의 대표적 특징으로 특히 중년 남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 질환에 속한다. 통풍 위험 요인은 비만, 고지혈증, 음주, 요로 결석, 신부전증 등이다.

통풍은 인체의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사 산물의 하나인 요산이 혈증내 농도가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결국 관절과 주위 연부 조직에 쌓여 통증을 일으키는 일종의 대사성 질환이다.

대부분의 통풍 환자들은 요산의 혈중 농도가 높은 고요산혈증 (혈중 요산 농도가 7.0 mg/㎗ 이상인 경우)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정상인에서도 아무 증상 없는 '무증상 고요산혈증'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요산 수치가 높다고 통풍인 것은 아니다.

통풍은 평소 육류, 해산물 등 고단백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하거나 과음을 하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신장 기능이 떨어져서 요산 배출 능력이 감소하며, 그런데다가 과식, 과음, 과다 운동 등이 요산의 과잉 생성을 부추겨 발생하게 된다. 40~50대 중년 남성이 전체 통풍 환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고요산혈증이 심할수록 (10 mg/dl 이상), 또 그 기간이 오래될수록 통풍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혈중 요산 농도를 증가시켜 통풍을 유발시킬 수 있는 약물도 있는데, 이뇨제, 결핵 치료제, 아스피린 (저용량), 사이클로스포린 (면역 억제제) 등이 이에 속한다.

<통풍의 대표 증상>

1. 주로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등 한군데 관절이 빨갛게 부어 오르고, 양말이나 신발도 못 신거나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2. 통풍이 심하면 발열과 오한을 동반한다.

3. 급성 발작 후 대개 수일이 지나면 별 치료를 하지 않아도 증상이 사라지지만, 6개월에서 2년 후에 다시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

<통풍의 경과 4단계>

무증상 고요산혈증 :혈중 요산 농도가 높지만 통풍의 증상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태로, 이 중 일부에서 언젠가 통풍 발작을 경험한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 :혈중 요산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생기며, 대부분 (90% 정도)은 하나의 관절에서 증상이 시작된다. 발등, 발목, 무릎, 손목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나 엄지발가락이 가장 흔하다. 최초 증상은 관절이 붉게 변하고 부어 오르며,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고, 이는 주로 밤에 발생한다.

간기 통풍(Intercritical gout) : 급성 통풍 발작이 일어나고 다음 급성 발작이 일어나기까지 증상이 없이 지내는 기간. 대부분 두 번째 발작은 첫 발작 후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발생한다. 이미 통풍으로 확진을 받지 못한 경우, 이 기간에는 진단을 내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통풍이 의심되는 경우 확진을 위해서는 이 기간이라도 관절액이나 결절을 뽑아서 편광현미경 검사를 하면 된다.

만성 결정성 통풍 : 꾸준히 치료하지 않은 경우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첫 통풍 발작에서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진행하는 시간은 매우 다양하지만 평균 기간은 10여년 정도이다.

이 단계에는 여러 관절의 연골, 활막, 인대 등 관절을 이루는 다양한 부위에 요산이 침착하여 덩어리(결절)를 형성하게 되고, 뼈의 파괴가 일어나 관절이 심하게 변형되거나 파괴된다.

진단은 전형적인 임상 증상, 혈액검사, X-ray 검사 등을 통해 의심해 볼 수 있으나, 최종적인 확진은 관절액이나 결절을 뽑아서 편광 현미경 검사를 통해 내릴 수 있다. 이때 관절 초음파 검사를 통해 합병증 (통풍 결절, 관절 파괴, 뼈 파괴, 요로 결석) 유무를 찾아낼 수 있고, 관절액이나 결절을 얻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기도 하며, 초음파 검사만으로도 확진에 가까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치료 방법으로는, 급성기에는 소염 진통제를 충분히 사용하여 우선 급성 증상이 가라앉히게 되며, 이후에는 24시간 소변 검사를 통해 결정된 요산 농도 조절제를 장기간 복용하게 된다. 합병증이 발생되어 있는 경우에는 평생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

또 고단백질 음식, 술 등 대사 과정에서 요산을 발생시키는 음식은 되도록 섭취를 피하여야 하며,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이 동반되어 있는지 확인하여 함께 관리해야 한다.

서울조인트내과 이정찬 원장 (류우마네트워크 대표원장)은 "증상이 없는 시기인 간기 단계에서도 통풍은 계속 진행하여 악화되는데다, 단순 관절염이 아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함께 전신에 영향을 끼치는 전신성 대사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에 확진이 꼭 필요하고 장기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전하면서 "일시적으로 통증이 사라진다고 해서 약을 임의로 끊어서는 안되며, 불치병으로 잘못 알려졌지만, 통풍은 약만 지속적으로 잘 먹으면 완치시킬 수 있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