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간이식만이 근원적인 치료이자 희망인 간경변증을 자기몸속에 있는 골수줄기세포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논문에 따르면 남자 환자가 2명, 여자 환자가 3명이며, 환자들의 나이는 35세부터 51세로 평균나이가 47세였다. B형간염이 2명이고, C형 간염, 독성 간염, 윌슨병 환자가 각 1명씩이었다.
연구 대상자는 간기능 악화로 황달과 복수가 차고, 간 독소가 제대로 해독되지 않아 의식이 혼탁해져 '간성혼수'가 발생하는 위독한 간경변 상태였다. 이번 연구는 이처럼 간이식이 시급하나 기증자를 찾지 못한 환자들이 이식 수술 전까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 결과 간 기능 활성도를 보여주는 주요 수치인 '알부민' 단백질 생성수치(정상 기준치 3.5g/dL 이상)가 2.8, 2.4, 2.7, 1.9 g/dL에서 3.3, 3.1, 2.8, 2.6g/dL로 향상되었다.
간의 탄력도의 경우 65, 33, 34.8kPa에서 46.4, 19.8, 29.1kPa로 탄력도가 낮아졌는데, 이는 간이 딱딱해지는 섬유화 현상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희귀 만성 간 질환인 윌슨병 여성환자(35세)는 복수와 간성혼수가 호전됐고, 작아졌던 간의 크기 역시 609.2 ml에서 733.7 ml로 20.4% 증가했다.
간경변증은 정상적인 간 조직이 염증반응의 결과로 섬유화가 되어 점점 굳어지고, 그 과정에서 재생결절이라 불리는 작은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현상이다. 이렇게 되면 정상 간세포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간 기능의 저하가 뒤따르게 된다.
손상된 간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릴 만한 치료제는 현재까지 없다. 간경변증에서최선의 치료는 간이식이며,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통계에 따르면 현재 6000여명의 환자가 간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나, 이식 기증자가 현저히 부족해 지난해 1200여명만의 환자만 이식 수술을 받았다.
배시현 교수는 "간경변증으로 이미 손상된 세포가 복구는 안 되지만 진행을 막을 수는 있기 때문에,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간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이식이 시급하지만 당장 이식을 할 수 없는 위중한 환자들에게 8시간 내에 자가골수내 줄기세포를 채취하여 직접 간에 주입하는 비교적 간단한 치료법으로, 기증자를 찾지 못해 이식 수술을 기다리다 생명이 위독할 수 있는 중증 간 질환에게 가교적인 치료(Bridge Therapy)로 적극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임상연구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식약처에 허가임상 신청을 준비 중에 있으며, 허가가 나오면 환자치료에 들어갈 예정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