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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가 웃고, 웃다가 우는 '조울증'…초기 우울증 때 치료해야"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3-07-04 12:54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조울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유진 박은 대학 때부터 약 20년간 약 복용으로 조울증을 관리해왔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유진 박이 앓고 있는 조울병은 마크 트웨인, 어니스트 헤밍웨이, 헨델, 슈만 등 유명한 예술가들도 앓았던 질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7~2011년) 조울병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환자가 2007년 4만6000명에서 2011년 5만8000명으로 늘었다. 특히 20대에서 조울증 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사회 초년생에게 나타나는 불안감과 경쟁적 업무환경 등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감정장애 혹은 기분장애라 불리는 조울증은 절망과 우울의 무기력 그리고 지나치게 흥분된 조증 상태가 교대로 나타나는 양극성장애다.

조증 상태에서는 전형적으로 말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과잉행동을 하며, 자신감 넘치는 행동을 하면서도 방해를 받으면 발끈해서 짜증도 잘 낸다. 수면욕은 억제되고 성욕은 증가하며 목소리는 커지고 때로는 공격적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는 에너지와 자유분방한 사고가 창의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 건축가나 회계사 등 정확성과 논리에 의존해야 하는 영역보다는 정서적 표현과 심상에 의존하는 영역의 예술가인 시인, 음악가, 소설가, 배우들이 양극성장애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우울기에 빠지면 불안, 무기력감, 초조, 절망 등의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데 잔 걱정이 많아지고, 비관적인 생각에 빠진다. 주변인들이 마치 자신을 비아냥거린다는 망상에 사로잡히기도 하며 이해력이나 집중력, 판단력이 떨어져 쉽게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특히 우울기에 빠질 경우 당사자는 우울감을 호소하기보다는 두통, 소화불량, 근육통 등의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히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조울증은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호르몬 조절의 변화, 뇌의 구조적·기능적 이상, 유전적 요인과 같은 생물학적인 요인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생애 초기 스트레스, 심리적인 억압과 분노, 성격 등과 같은 심리사회적 요인 등도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시 북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유라 과장은 "정신과적 상담과 검사를 통해 정신분열증, 성격장애 같은 타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고 다양한 내과적·신경과적 질환에 의한 발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조울병은 대부분 우울증으로 시작하고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조증이 나타나는 양극성 장애인만큼 초기 우울증이 나타날 때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단기에 완치하기가 어려운 만큼 장기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울증의 경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기분 조절제와 항우울제를 처방한다. 음악, 미술, 웃음요법과 같은 사회재활치료를 함께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음주, 흡연은 기분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수면, 식사, 적절한 운동 등의 생활습관은 증상조절에 도움이 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에 쉽게 집착하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 짜증나는 상황에 매여 있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상상하면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좋다.

자주 햇볕을 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햇볕은 생체리듬을 정상적으로 조절하기 때문이다. 햇볕을 쬐지 않을 경우에는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등의 뇌 내 화학물질이 불균형을 나타내 무기력과 우울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조울증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그 증상이 더욱 심각해지므로 스트레스를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 또 조울증은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주변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유해야 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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