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25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검찰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수순에 들어감에 따라 CJ그룹의 경영공백도 불가피해 보인다.
CJ그룹에 따르면 아직 내부적으로 이 회장의 사법처리를 염두에 둔 후계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 회장 부재시 그룹 경영에 대해 누나인 이미경 CJ E&M 부회장이나 외삼촌인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오너 일가의 후속 체제설, 전문 경영인의 영입, 집단 지도체제 등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우선 이미경 CJ E&M 부회장이 그룹을 책임지는 방안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CJ E&M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이미 경영능력을 검증받았고 경영스타일도 내부적으로 명망이 두터워 무리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그룹을 맡을 경우 지주사 주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아 지분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너 일가라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다음으로 이 회장 이전에 그룹을 맡아왔던 외삼촌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이 복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손 회장은 이미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에서 무리없이 그룹을 이끌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손 회장은 어려운 시기마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 왔으며 그룹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도 있다. 다만 손 회장이 올해 74세의 고령이라는 점과 그룹 일선에서 10년 가까이 떠나 있었다는 점에서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또다른 가능성으로는 이 회장의 자리는 그대로 비워놓고 (주)CJ의 이관훈 대표이사가 경영만 대행하거나, 제3의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2011년부터 지주회사를 이끌어온 이관훈 대표는 국내외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그룹의 두자리수 성장을 이끈 공로로 올해 초 정기 임원인사때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회장의 신임도 두텁다는 평이다.
마지막으로 집단지도체제를 형성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의 후임을 내세우기보다는 이런저런 대안을 절충한 연합체제를 이룰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그동안 그룹 경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 온 이 회장의 모친인 손복남 고문이 어떤 밑그림을 그릴지가 중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