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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업게 2위가 이래도 되는거야?

전상희 기자

기사입력 2013-06-04 14:41


프리미엄 콤팩트카 뉴 A 클래스의 출시 등 야심찬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그러나 최근 연비 허위 기재 등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리면서 울상을 짖고 있다.

수입차 업계 2위로서의 자존심에 금이 갈 일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중 메르세데스-벤츠가 연비 표시를 가장 많이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동차 연비·등급 표시 라벨과 제품설명서 등에서 에너지 소비 효율등급 표시 위반과 관련해 다수의 국내외 9개의 자동차 회사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일부는 고발 조치했다.

이 리스트엔 현대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외에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BMW 코리아,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수입사인 FMK(페라리·마세라티 수입사), 아우디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활약'이 가장 눈부시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최다 건수인 5건을 위반, 총 18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C200 CGI와 SLK200 차종은 구 연비를 라벨에 표시해 각각 300만원씩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CLS-클래스, SLK-클래스, C-클래스 쿠페는 제품설명서에 구 연비를 표기하거나 신고 연비와 제품설명서 정보가 불일치해 400만원씩 과태료를 내게 됐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구 연비와 신 연비는 약 15% 차이가 난다. 구 연비는 실제 상황이 아닌 실험실에서 측정한 연비 값이다. 반면 지난해 새로 도입된 신 연비는 고속이나 급가속, 에어컨 , 외부 온도 등 5가지 상황을 적용해서 책정이 된다. 때문에 신 연비는 구 연비보다 15%가량 낮게 나오게 마련이다. 구 연비를 표시하면 그만큼 연비가 우수해 보이는 '착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와 관련 메르세데스 벤츠 측은 "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판매 현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강화하고 철저한 교육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한번 금이 간 신뢰를 금세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오랜 불황 속에서 스마트한 알뜰족이 늘어나면서, 연비는 이제 구매를 결정할 때 제일 먼저 따져보는 중요 제원 중 하나. 바로 여기에서 착오(?)가 발생했다는 것은 최소 리딩브랜드로서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3월 공식 취임한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신임대표는 지난 석달여간 공식 딜러사와 잇달아 회동을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소비자 서비스 강화를 강조하는 그가 한국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어떤 새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최근 인색한 사회공헌 활동으로도 빈축을 사왔다.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수입차 판매 2위 업체답지 않은 '통 작은' 기부액을 놓고 "한국에서 돈만 벌어가는 회사냐"는 '빨대 논란'까지 불러일으킨 것. 특히 이같은 행보는 최근 활발히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BMW 코리아나 한국토요타와 비교되면서 더욱 거센 비난에 직면해 있다.

지난 한해 36억원을 기부한 BMW 코리아의 경우, 4일 인천 영종도 드라이빙센터 착공식을 가졌다. 700억원이 투입되는 이 드라이빙 센터는 축구장 약 33개의 규모를 자랑하며, 가족형 문화전시 및 체험공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 시장 진출 16주년을 맞이한 지난 2011년 BMW 코리아 미래재단을 설립, 초등학생 대상 방문형 과학교육 프로그램인 '주니어 캠퍼스'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토요타도 지난 2006년 사회공헌추진부를 발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학생당 2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토요타 꿈 더하기 장학금', 국립암센터의 암 연구활동을 위한 '토요타 암연구기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토요타 환경학교'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1조가 넘는 매출을 기록한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지난 한해 기부액은 4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문화 예술 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과 무용 연기 부문의 유망한 예술가들에게 총 2억원을 지원했고,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 등에 2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절로 낯이 뜨거워지는 액수다.

이와 관련,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한국 사회에서의 사회공헌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한국 사회에 보다 기여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책임감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지난 3월 1일 공식 취임한 브리타 제에거 대표이사는 석달여간 주요 딜러사들과의 미팅, 서비스 센터 방문을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2위 수성에 이어 1위 탈환'을 목표로 뛰는 그녀는 오는 7월 공식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제에거 체제의 큰 그림'을 펼쳐보일 계획. 제에거 대표가 과연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반전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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