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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스타트 "마음속 카운트"로 반응시간 줄이기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3-04-29 15:23



바야흐로 자동차 경주도 시즌 개막이 이어진다. 자동차경주의 백미는 수많은 레이스카가 출발신호와 함께 그리드를 박차고 나가는 스타트장면이 아닐까 한다.

경기장 내의 모든 시선은 스타트 시그널에 모아지고 1코너를 접어들기까지 그 터질듯 한 긴장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아래의 그래프는 필자가 심박측정기를 착용하고 경기에 임했을 당시 데이터 값을 나타낸 것이다. 원으로 표기된 구간은 스타트를 하고 코너를 접어들면서 교감신경이 흥분하고 이로 인해 급격히 상승하는 심박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드라이버는 스타트와 함께 대열이 안정되기 까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경주뿐만이 아니라 여러 스포츠에서도 스타트는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지난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사인 볼트의 부정출발과 런던올림픽에서 박태환선수의 부정출발 실격과 번복 해프닝은 스타트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었다. 자동차경주에서 역시 부정출발인 플라잉스타트를 범할 경우 패널티가 주어지게 된다.

이러한 스타트는 각자의 레이싱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신체의 반응시간을 이해하고 훈련한다면 자신만의 총알스타트를 이루어 낼 수 있다.

반응시간(Response Time)은 어떠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 신체반응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시간을 말한다.


즉 자동차경주의 스타트에서는 드라이버가 붉은색 시그널이 모두 점멸되거나 녹색시그널의 스타트 신호를 인지하고 신체동작이 시작되기 직전까지의 시간을 말한다.

동등한 스타트 기술을 가졌다면 당연히 반응시간이 빠른 드라이버가 먼저 가속페달을 밟게 되는 것이다.

반응시간은 일반적으로 20~25세에 가장 빠르게 나타나며 이후로는 조금씩 감소하게 된다.

스포츠선수의 세대교체는 이러한 신체적 이유에서부터 이루어지기도 한다. 얼마 전 F1의 황제로 불리던 미하엘 슈마허가 공식은퇴를 선언하고 F1의 화려한 질주를 마감했다.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이제는 어린 선수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신체적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까지 F1드라이버로 활동했다는 것은 그만큼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으로 신체의 감각과 체력의 노화를 최대한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반응시간은 먼저 이미지트레이닝이라고도 하는 심상훈련을 통하여 신경생리학적으로 향상 시킬 수 있다. 그리고 신경이 단순반응을 할 수 있도록 스타트에만 집중 하도록 한다.

생각이 복잡할수록 반응시간은 지연되기 때문에 스타트 순간만큼은 자리싸움이나 차후 전략 또는 스타트 실수와 같은 불안요소를 지우고 출발신호 하나에만 신경을 집중한다.

단순반응의 반대로 변수전략은 레이스 중에도 흔히 찾아 볼 수 있는데 추월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은 아니지만 수시로 라인을 변경하고 페이크모션(Fake motion)을 취하는 것은 선두 드라이버에게 변수를 증가시켜 단순반응을 방해하며 실수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다음으로 예측시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다.

스탠딩 스타트의 경우 적색시그널이 켜지고 보통 4초 이내에 스타트가 진행된다.

따라서 무작정 적색시그널이 꺼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하나~둘~셋! 넷!"카운터를 세는 것이다. 넷이라는 카운터 내에서 탄력적 출발이 이루어지는 것을 감안하고 카운터를 외치면 신체반응 직전의 절정상태로 준비가 되는 것이다. 물론 스타트 집중력도 상당히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경기력 향상에 가장 효과적인 연습이다.

입문자의 경우 일반도로에서 신호등을 보고 동작만 취해보더라도 신호에 대한 시각적 자극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실제로 차량을 출발시키는 위험한 행위는 삼가기 바란다.

연습은 자극반응에 있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심신의 활동을 발달시켜 반응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러한 반응시간의 최소화를 위한 훈련은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스타트 순간에 자신감을 가져다 줄 것이며, 테크닉과 이어진다면 분명 경쟁자를 뒤로 하고 총알 스타트로 나아 갈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시즌의 첫 스타트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긴장감이 맴돌기 시작한다.

올 시즌 과연 누가 총알 탄 사나이가 될지 기대해 본다.

/글 손성욱(가톨릭상지대 자동차ㆍ모터스포츠학과 겸임교수/ 헌트레이싱카스 매니저) 502m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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